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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Aug 14. 2024

인구의 수도권 집중

대한민국 인구 대역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한국 총인구 5169만 명 중 수도권 인구는 2612만 명에 달했다. 

전체 인구의 50.5% 수준이다.  

수도권 인구 비중은 2019년 처음으로 절반을 기록한 후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2017년 기준 49.6%였던 비중은 2018년 49.8%, 2019년 50.0%, 2020년 50.2%, 2021년 50.4% 등으로 매년 0.2% 포인트가량 늘었다.
  

반대로 비수도권의 인구 유출은 심각한 상황이다. 
2022년 기준 권역별로 영남권은 약 10만 명이 빠져나갔고, 호남권은 2만 3000명이 감소했다. 
수도권과 거리상 가까운 중부권만 3만 3000명 증가했을 뿐이다. 
시군구로 범위로 좁히면 전국 229개 시군구 중 155개에서 인구가 빠져나갔다.

인구 증가폭이 큰 시군구 상위 10곳 중 8곳은 수도권에 속했다. 
인천 서구(3만 명), 경기 화성시(2만 5000명), 경기 평택시(1만 6000명) 등 순이었다.
상위 10곳 중 세종시 (1만 6000명), 충남 아산시(1만 400명)만이 비수도권 지역이었다.
이들 지역은 정부 부처가 밀집해 있거나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곳이다.
 
수도권 쏠림 현상은 특히 청년 세대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1년까지 수도권의 청년 취업자(15~39세) 비중은 50.8%에서 56.4%로 5.6% 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비수도권은 같은 기간 49.2%에서 43.6%로 감소했다.
  

수도권으로 유입된 청년들도 매년 증가 일로다. 
2013~2022년 수도권의 20대 순인구 이동 규모는 59만 1000명인데, 같은 기간 전체 인구 유입 규모가 27만 9000명으로 나타났다. 
20대를 제외한 연령대에서는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인구가 빠져나간 것이다.
 
수도권이 인구, 특히 청년 인구의 블랙홀이 된 것은 취업과 학업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의 '지역 간 인구 이동과 지역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의 지역 이동 요인은 고용률, 경제성장률 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5년 이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임금과 고용률, 성장률 격차가 커지면서 청년의 비수도권 유출도 심화됐다.
 
실제 2015년과 2021년의 수도권·비수도권 상황을 비교하면 월평균 실질임금 격차는 34만 원에서 53만 원으로 벌어졌다. 

고용률 차이도 3.8% 포인트에서 6.7% 포인트로 확대됐다. 
문화와 의료 서비스 격차도 있었다. 
1만 명당 문화예술 활동 격차는 0.77건에서 0.86건으로, 1000명당 의사 수 격차는 0.31 명에서 0.45명으로 커지면서 불균형이 심화된 것이다.
 
인구가 밀집된 것 못지않게 수도권 '몰빵'이 확인하게 보이는 분야가 서비스업과 첨단산업 일자리다. 

다소간의 넓은 분포를 보이는 제조업과 달리 향후 한국 사회의 핵심 산업으로 거듭날 이 분야 일자리 등은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수준으로 일종의 '남방한계선'을 형성하고 있다.
 
실제 근년 간 취업준비생들은 사무직은 경기 판교를 뜻하는 '판교라인', 기술직 엔지니어는 경기 용인시 기흥을 뜻하는 '기흥라인'을 취업을 위한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의 산실인 판교라인과 평택 삼성반도체클러스터, 화성 현대차 남양연구소 등과 인접한 기흥라인 아래로는 '먹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역 간 생산성 차이도 급격하게 벌어지고 있다. 

지역별 생산 규모를 나타내는 지역 내 총생산 (GRDP)을 비교하면 전체의 절반 이상인 52.5%(2022년 기준)가 수도권에 몰려 있었다.  

1인당 GRDP 연평균 증가율(2016~2022년 기준)은 수도권은 3%대인 반면 비수도권은 1%대였다.


실제로 세계적인 기업이 터를 잡은 지역은 인구 유입이 지속 확인된다. 

평택·용인·화성·이전(반도체), 청주(이차전지), 천안·아산·(디스플레이)는 각각 국가전략산업과 관련된 글로벌 기업을 유치한 도시로 인구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위 화성시의 경우 시민 평균 연령이 38.7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다. 
전체 인구의 3분의 1 가량(31%)이 19-39세 청년이다. 
또한 전체 인구의 19%가 만 18세 이하로 아동 비율 역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신혼부부 비율도 높아 태어나는 신생아 수가 6800여 명에 달한다.
 
화성시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을 중심으로 반도체 소부장 협력사들이 몰려 있을 뿐 아니라,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인 ASML 공장도 유치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2003년 남양읍 일대에 현대차·기아 연구개발센터인 남양연구소를 지었다. 
현대차남양연구소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R&D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강원 양양군은 정주인구에 비해 생활인구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지역이다.

일등공신은 '서피비치'다. 
2008년 이후 해외에 가지 않고도 이국적인 해변과 서핑을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이 입소문을 타면서 매년 수십만 명이 다녀가는 '서핑의 성지'로 떠올랐다. 
특히 2017년 서울양양고속도로와 강릉선 KTX 개통으로 접근성이 크게 높아지며 이른바 '반로컬(4일은 도시에 있고 3일은 양양에 체류)'로 불리는 생활인구가 형성됐다.
  

지난해 기준 양양군의 총인구는 약 2만 8000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양양군에 따르면 서핑인구는 2019년 18만 2500명에서 2020년 22만 6800명, 2021년 35만 7420명, 2022년에는 46만 9560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연간 약 20일을 양양에 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에서 인구가 유입되자 경제 효과도 배가됐다. 
해변을 중심으로 서핑숍, 클럽, 해외 음식점이 들어서며 '양리단길'로 불리는 상권이 만들어졌다.  


서핑을 즐기는 관광객 한 명이 양양에서 쓰고 가는 금액은 2019년 12만 5000원, 2020년 13만 원, 2021년 13만 5000원, 2022년 14만 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호텔, 콘도, 골프장과 같은 대형 민간 자본이 유입되며 일자리도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2020년 기준 강원도 지역 내 총생산(GRDP)이 5년 전에 비해 8.5% 증가하는 동안 양양군은 11.6% 뛰었다.
 

지방 도시들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구의 수도권 집중현상은 심화되는 현상이다. 

한쪽으로 치우침이 지나치면 부작용이 따르게 마련인 만큼 국토의 균형 있는 발전을 고려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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