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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Oct 01. 2024

준비되지 않은 100세 시대(5)

액티브 시니어 전성기

액티브 시니어 해당 인구는 2010년부터 10년 동안 525만 명 증가했다. 

인구의 10퍼센트 넘는 수가 증가한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20년부터 10년 동안 또 360만 명이 증가한다. 
2010년부터 2030년까지를 통틀어 20년 동안 885만 명이 증가하는 것이다. 

2010년 50~70대 인구 대비 20년 동안 해당 인구가 무려 66퍼센트 증가하는 셈이다.
 
규모를 50~70대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면 2010년, 2020년, 2030년에 각각 27퍼센트, 36퍼센트, 44퍼센트로 크게 늘어난다. 

그리고 45퍼센트대의 비중은 이후에도 지속된다.  

베이비부머가 빠져나가더라도 그 자리에 자녀세대들이 속속 합류하기 때문이다. 
 

인구 숫자로는 2,200만 명 정도인데, 이는 스웨덴 인구의 두 배, 노르웨이 인구의 네 배가 넘는 수다.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주인공이 30년 이상 무대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놀라운 것은 이런 모멘텀에 지속성까지 더해진다는 사실이다.

50~70대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퍼센트 정도인데, 이 수준은 2070년까지 지속된다.  

앞으로 50년 동안, 다시 말해 반세기 동안 50~70대 액티브 시니어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퍼센트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액티브 시니어가 가진 자산

액티브 시니어의 보유자산은 이미 해외에서 그 영향력이 널리 알려져 있다. 
미국은 베이비부머(1946~1964)가 보유한 자산이 전체 자산의 50-55퍼센트에 이른다.

미국의 베이비부머 역시 경제가 성장할 때 그 과실을 향유했기 때문에 어느 세대보다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1990년 35세일 때 부의 보유 비중을 보면 같은 나이일 때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보유한 부의 두 배 이상 많았다.  


2021년 현재 이들은 중간 나이가 66세인데 전체 부의 절반 이상을 갖고 있다! 
2022년부터 미국이 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하면서 모기지 금리가 8퍼센트를 넘었는데도 소비가 둔화되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베이비부머들의 소비력이었다. 
이들은 주택담보대출을 거의 다 상환하고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이들에게 금리 상승은 이자 비용 부담보다 이자 수입 증가로 이어졌다.


앞으로는 인구 변화만으로 60세 이상의 총 금융자산이 다른 연령대를 앞지를 것으로 본다.
지금 50대에 속해 있는 85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60세 이상으로 옮겨가면 2030년 60세 이상 인구가 1,200만 명에서 1,720만 명으로 증가한다.  

 
하지만 인구의 증가만큼 시니어 비즈니스 시장이 빨리 성장하지 않는 이유로는 

①다양한 선호를 가진 고령층을 공략할 데이터와 정보를 갖추지 못하고 

②고령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이며 

③기존 진출 업체의 성공 사례가 많지 않아 이 산업에 투자하는 기업이 많지 않은 것을 들고 있다. 

다양한 선호가 결합된 시장인 만큼 장기적으로 꾸준히 사업을 펼쳐야 한다고들 말한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4가지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우선, 액티브 시니어 시장은 규모를 추정하기 어렵다. 
시니어 시장을 고령친화산업진흥법처럼 시니어의 육체적, 정신적 부족함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 정의하면 시니어 비즈니스 제품은 보청기, 보행 보조기 등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를 넘어서 소비가 이루어지는데, 여러 측면에서 식별이 어렵다.
자동차를 신규 구매하는 시니어들이 많다고 해도 이들은 시니어 비즈니스 시장에 잡히지 않는다. 
화장품도 누가 사는지 정확한 데이터가 없다. 
정확히 추정하기 어렵다 보니 시니어 비즈니스 시장을 과소평가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 지금까지 액티브 시니어의 숫자가 충분히 성장하지 않았다. 

2000년대 초 인구의 주인공은 2040으로, 그 비중이 50퍼센트였다. 
지금도 42퍼센트로 5070보다 조금 더 많다.  

하지만 10년 후면 이들이 35퍼센트로 줄어드는 데 반해 5070은 45퍼센트로 증가한다.
주인공이 2040에서 5070으로 교체된다.  

소비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액티브 시니어들이 사회에 미치는 힘은 지금부터 표면화된다.
 
셋째, 시니어 비즈니스 시장은 양극화되어 있으므로 전략이 달라야 한다. 

예를 들어, 바이오 제품은 시니어들이 주 수요층이기는 하지만 비용이 많이 드는 탓에 자산이 많은 사람들이 활용하는 시장이다.  

관절 등을 비롯한 줄기세포 치료는 맞춤형이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백화점의 경우도 자산이 상위 10퍼센트에 속하는 사람이 주된 고객층이다. 
60년대생 베이비부머는 소득과 자산이 양극화되어 있다.  


평균으로 접근하여 60대 이상의 순자산이 주택을 제외하고 거의 없다는 관점에서 시니어 비즈니스 시장을 바라보면 안 된다. 
경기가 나쁠 때도 백화점 매출이 유지되는 이유를 잘 생각해봐야 한다. 
 

통계에서 상위 비중을 봐야 할 뿐만 아니라 통계에 나타나지 않은 수치도 감안해야 한다.
가장 널리 활용되는 가계금융복지조사는 설문조사인데 자산이나 소득이 최상위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여기에 잘 응하지 않고 자신의 자산을 정확히 밝히지도 않는다.
 
마지막으로, 기업이 공급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시니어 비즈니스는 ①요양 ② 의료기기 ③용품 ④여가 ⑤주거 ⑥식품 ⑦의약품 ⑧화장품 ⑨금융 등으로 분류되는데 이런 분류를 뛰어넘어 전방위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일본의 뉴 실버 세대는 유행에 관계없이 나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자신을 시니어 세대라고 생각하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다. 
 

우리의 액티브 시니어는 양뿐만 아니라 질까지 갖춰진 세대로, 일본의 뉴 시니어보다 더 유연한 사고를 갖고 있다.
이들은 고령친화산업 영역의 제품과 서비스에 머무르지 않는다.
기업은 시니어의 수요를 수동적으로 따라갈 게 아니라 새로운 제품으로 시장을 만들어갈 각오를 해야 한다.
 
시니어 비즈니스 시장은 성장한다. 

 로봇이나 Al처럼 새로운 제품이 등장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다. 

 시니어 산업이 하이테크와 만나고 있다.

 
로봇뿐만 아니라 바이오, 디지털 헬스케어, 메타버스, 게임, 바이오 화장품 등 고령화와 첨단 기술의 만남 혹은 인구와 기술의 만남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유전자 가위와 줄기세포 등 바이오는 이미 흐름의 단초를 보여주고 있으며 스마트 워치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출발을 보여준다. 
세포와 분자 단위의 생명 연장 기술이 크게 진보하면서 115세까지 수명 연장이 예상되고 있다.  


가상현실은 고령자들에게 또 다른 삶을 제공할 것이다.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할 수 있는 가상세계인 메타버스는 몸이 불편한 베이비부머들의 삶의 공간이 될 수 있다. 
지금도 고령자들의 과거 영상 자료를 통해 만들어진 가상현실이 고령자들을 추억의  공간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게임도 중독, 도박, 사행성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앞으로 삶의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될 것이다.  

영국 게임 개발 업체 글리처스 Glithers는 런던대, 영국 알츠하이머 연구소와 함께 치매 검사용 가상현실 게임을 개발했다. 
또한, 산업 영역에 있던 로봇이 요양 간호, 말벗, 치매 치료, 펫 등 다양한 형태로 생활공간으로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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