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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Nov 12. 2021

국민가수(본선 2차전-후반부)

실력을 갖추고, 잘 준비된 자의 자신감




이번 주에는 지난주에 이어 본선 2차전(데스 매치) 후반부가 방송되었다.
 후반부에는 실력 있고, 잘 생긴 외모의 이솔로몬과 이주천의 대결이 예정되어 기대감을 더했다.

 

후반부의 포문을 연, 국악 소녀 이소원은 테너 가수 유슬기를 지명해

특색 있는 대결을 펼쳤지만 13 대 0으로 패했다.


그리고 이어진 이솔로몬과 이주천의 무대,

두 사람의 등장만으로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솔로몬이 윤종신의 <오래된 그날>을 마치자,

 마스터들의 아쉬워하는 표정이 잡혔고 나쁘지도 좋지도 않다는 평을 받았다.
 그의 실력과 매력을 아는 사람이라면 수긍이 가는 말이었다.


세련된 청바지를 입고 무대에 오른 이주천은

코나의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라는 곡으로

그가 가진 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결과는 이주천이 무대에 오르기 전, “솔로몬의 선택을 후회하게 해 주겠다.”라고 말한 대로

이주천이 승리해 이솔로몬의 선택을 후회하게 만들었다.


경연 무대에서는 매 무대 최선을 다해야 하고,

다음 무대는 종전 무대를 뛰어넘어야 한다.
 이번 무대에서 이솔로몬은 그 기대감을 넘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김동현과 지세희는 다른 경쟁자들이 끝까지 지목하지 않아 자동으로 대결이 성취되었고,

보컬 괴물들의 대결, 파이터들의 대결이라는 이름이 붙였다.  


 먼저 무대에 오른 지세희는 단단한 실력으로 조용필의 <걷고 싶다>를 불렀다.

뒤를 이은 김동현은 신용재의 <가수가 된 이유>를 불렀다.
 눈과 입 주위에서 젊었을 때의 이주일 선생님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그의 노래는

마스터들의 ‘미쳤다’는 한마디가 대변했다.


 김동현이 중간 점검을 받는 장면에서 ‘이제는 더 나은 무대를 보여줄 시기가 되었고

누구와 경쟁해도 지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이런 표현은  실력을 갖추고, 잘 준비한 자만이 할 수 있다.

김동현은 이런 그의 자신감을 완전히 무대에 쏟아냈고 보는 이들의 감동했다.   


 

대기석에 앉아 유난히 불안해하는 사람이 카메라에 잡혔다.

그는 어쩔 줄 몰라하며 바깥으로 나가 자신을 계속 다독거렸다.


 그러고 무대에 오른 박장현의 모습에 긴장감이 비추었지만,

노래가 진행될수록 그가 선택한 이하이의 <한숨>이 돋보이기 시작했다.


 그의 긴장감과 무대에 대한 공포심이 어느 시간이 지나자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마스터석에서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많아지더니 노래가 끝나자

백지영 마스터가 소리 내어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의 노래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14세 소녀들이 맞붙은 대결에서는 류영채가 승리를 거두었지만,

마이클 잭슨을 닮고 싶다는 최여원도 노래와 춤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었다.  

 

본선 2차전 마지막 무대는 버클리 음대 출신의 임지수와

경연대회 우승자 출신인 지리산 소년 김영근이 장식했지만,

김영근이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기고 패했다.


이렇게 2차전 ‘죽음의 대결’은 막을 내렸다.


 

오늘의 경연은 잘 차려진 풀 코스 요리 같은 만족감을 주었다.


 이소원과 유슬기의 대결은 식사 전, 속을 따뜻하게 하는 양송이 수프였다.

 메인 요리인 이솔로몬과 이주천의 대결에 아쉬움이 남자,

김동현과 지세희의 대결로 만족도를 끌어올렸고,

류영채와 최여원의 무대는 식사에 곁들이는 신선한 보졸레 누보였다.


 저음가수 하동현의 <부산에 가면>은 강하고 흙냄새나는 한 잔의 에스프레소였으며,

임지수가 부른,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는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기 전,

소화를 위해 마시는 독한 식후주(그라파, Grappa) 같았다.


식사를 끝내고 개업 10주년이라 10%로 특별 할인(다시 보고 싶은 가수들의 추가 합격)까지 해주니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결과는 역도요정 이병찬이 3위,

무대공포증으로 괴로웠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울림을 준 박장현이 2위,

자신의 실력을 믿고 마음껏 발휘한 김동현이 1위를 차지했다.

 


노래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묘한 힘이 있다.
 신나는 노래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몸이 움직이고,

슬픈 노래를 들으면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흐른다.


 박장현의 <한숨>은 많은 사람들을 울게 만들었다.
 짧은 시간에 관객을 울리고 감동을 주는 것은 쉽지 않지만,
 마스터석에서 엉엉 소리 내어 우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생방송이 아니기에 얼마든지 편집이 가능하지만 꽤 긴 시간을 비추어 주었다.
 그렇다.

울고 싶을 때 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이자,

자기 정화다.

백지영의 소리 내어 우는 모습이 의외였지만 나쁘지 않았다.


나에게는 노래로 사람을 울리고 감동을 주는 능력은 없다.
 하지만 좋은 재료로 진정성 있는 글을 써서 보는 사람을 울리고 싶은 욕심은 있다.


그런 날이 오기까지 열심히 좋은 글을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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