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 5대 리스크
인생 후반에 조심해야 할 것들이 5가지 있는데, 성인 자녀, 금융 사기, 은퇴 창업, 중대 질병, 황혼 이혼이다. 이른바 '인생 후반 5대 리스크'다.
재무적으로나 비재무적으로나 준비를 해놓았다 하더라도 이 5 가지는 삶을 흔드는 충격으로 다가온다.
성인 자녀 리스크는 다 큰 자녀가 독립하지 않고 부모의 집에서 생활비를 내거나 과중한 결혼비용으로 노후자금이 나가는 경우다.
60대가 보편적으로 가장 많이 경험한 것은 성인 자녀 리스크다.
중산층 60대는 거의 절반이 성인 자녀와 동거하고 있으며, 동거하는 자녀의 연령 비중을 보면 30~34세가 43퍼센트였고 35~39세도 33퍼센트였다.
동거 자녀 중 63퍼센트가 본인 생활비를 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13퍼센트는 생활비도 안 내고 용돈까지 받았다.
자녀가 취직하고 결혼하는 게 가장 큰 효도라는 말은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부모의 독립도 필요하다.
가장 많이 경험하는 것이 성인 자녀 리스크라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황혼 이혼이다.
60대 은퇴자 중 이혼을 경험한 사람은 3.6퍼센트 정도다.
비율이 생각보다 높지는 않다.
이혼할 사람들은 50대에 많이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황혼 이혼을 했을 때 경제적 손실이 가장 컸고 정서적인 피해도 컸다.
황혼 이혼을 하면 '아내 나가고, 돈 나가고, 자식 나간다'는 말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남성의 고독사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호기롭게 시작하지만 많이 실패하는 게 은퇴 창업이다.
60대 은퇴자 중 절반이 창업을 생각해 볼 정도로 퇴직 후에 창업의 유혹을 받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창업한 사람은 전체 중 26퍼센트, 계획 중인 사람은 5퍼센트로 약 30퍼센트가 창업과 관련되어 있다.
그런데 창업한 사람 중 64퍼센트는 휴업하거나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을 시도한 사람 3명 중 2명이 여러 이유로 중단을 한 것이다.
창업 실패 손실은 평균 6,000만 원 정도였고, 창업 실패 후 생활비를 줄여야 했다고 한 사람이 80퍼센트였다.
은퇴 창업은 빈도수도 많고 피해 금액도 크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은퇴 후 창업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창업자가 줄어들지 않는 것은 마땅한 일자리가 없고 또 나는 예외라는 착각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에서도 식당 10곳 중 6곳은 3년 안에 문을 닫고, 중소기업이 5년 동안 생존할 확률이 35퍼센트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데이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창업하는 사람들에게 성공할 확률을 물으면 60퍼센트라고 대답한다는 것이다.
사람에게는 이런 낙관적인 자기 과신이 있다.
하지만 은퇴 후에는 이런 과신이 위험하다.
객관적인 태도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창업을 하더라도 고정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 자기 기술을 쓸 수 있으며 자본이 없어도 되는 일을 해야 한다.
금융 사기가 의외로 문제가 되는데, 당한 사람이 8퍼센트 정도이고 당할 뻔한 사람까지 합하면 20퍼센트가 될 정도로 많다.
금융 사기를 당한 사람 중에는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전락한 비중이 가장 컸다.
특히 금융 사기는 금전적 손실뿐 아니라 속았다는 자괴감에 스스로를 과다하게 힐책할 수 있고 가족관계까지 해칠 수 있다.
금융 사기는 돈이 좀 있어야 사기 대상이 되기 때문에 평범한 중산층 이상이 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판단된다.
돈에 관계된 제1철칙은 '공짜는 없다'는 것, 두 번째는 '너무 좋은 제안에는 거짓이 있다'는 것이다.
금융 사기뿐만 아니라 고수익에 현혹되어 위험한 투자를 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고수익으로 유혹하는 것은 의외로 주식이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ELS와 같은 중수익 자산이다.
이들 자산 중에서 평소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주다가 주가가 급락하면 손실폭이 크게 확대되는 상품이 있다.
유사 중수익 상품의 리스크는 금융시장의 충격에도 중간 정도의 손실을 봐야 하는데 고수익 상품과 같은 손실을 보게 된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현혹되는 중수익은 6퍼센트 정도다.
이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주면 돈이 몰린다.
그런데 정기예금 금리나 국채 수익률이 2퍼센트일 때 6퍼센트를 안정적으로 주는 상품은 없다.
정말 6퍼센트를 주는 상품이 있다면 개인들이 이 상품에 가입하기 전에 이미 기관 투자자들이나 부자들이 대거 가입했을 것이다.
중수익 상품의 또 다른 리스크는 안전하다고 해서 많은 돈을 갖다 넣는 데 있다.
주식은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적은 돈을 투자하는 사람들이 중수익 상품은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경우, 고수익 상품만큼의 손해를 보게 된다.
사모펀드나 ELS 사태가 터졌을 때의 인터뷰를 보면 '내 노후자산을 모두 여기에 맡기고 좋은 배당을 받으며 살려고 했다'라는 말을 한다.
이런 상품에 가입할 때는 3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첫째, 누군가 구조를 짜서 제시하는 상품에는 우리가 생각지 못하는 만일의 위험이 있기 마련이다.
이번에도 미국 주가지수를 연계한 ELS가 아니라 중국 기업을 연계한 ELS에서 대규모 손실 사태가 발생했다.
협상에서는 상대방이 제시하는 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 앞서 어떤 위험이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둘째, ELS를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라고 생각해서 많은 돈을 넣으면 안 된다.
특히 퇴직금을 다 넣는 일은 없어야 한다.
만일 ELS를 많이 한다면 원금이 보장되거나 최대 손실이 확정되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셋째, ELS는 보통 사람에게 그렇게 좋은 금융상품이 아니다.
주식은 위로 오르는 잠재성을 보고 투자하는 것인데 ELS는 주식가격이 오르면 확정된 수익을 받고 급락하면 모두 손실을 보아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장기 자산 관리에는 부적합하다.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ELS가 일반인에게 많이 팔린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은퇴 준비를 착실히 잘 갖추어놓았더라도 이런 5가지 리스크를 맞게 되면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
정서적 안정도 무너진다.
인생이 안 좋은 쪽으로 한순간에 역전될 수 있다.
특히 빈도수는 낮지만 당하면 피해가 큰 황혼 이혼, 금융 사기, 은퇴 창업을 조심해야 한다.
후반 5분을 남기고 먹는 골은 난감하다.
골을 먹지 않는 게 최선이다.
인생 후반 5대 리스크도 잘 피해 가야 한다.
경제적, 정서적 준비에 덧붙여 5가지 리스크를 피해야 한다.
5가지 리스크에 얼마나 노출되어 있는지, 그리고 이들이 노후를 얼마나 위협하고 있는지 한번 체크해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