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형
코로나로 모든 모임과 공연이 금지된 시기에 나훈아는 관객이 없는 가운데 신곡을 발표하는 공연을 했다.
답답하고 암울한 시기에 어려워하는 국민들에게 잠시나마 시름을 잊게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의 신곡 가운데 <테스 형>이란 제목을 접하는 순간, 촌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70이 넘으니, 시대의 흐름을 모르고 이상한 제목을 붙인 것 같아 걱정스럽기도 하였다.
나는 테스가 그의 지인의 이름 정도로 생각했다
나훈아가 이 곡을 부르기 시작했고, 나는 그 때야 테스 형이 소크라테스라는 사실을 알았다.
소크라테스를 테스 형이라 부르는 기발함에 놀랐다.
촌스러움이 기발함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가사 내용은 화려하지 않았으나 힘든 세상을 만나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넋두리를 일면식도 없는
테스 형에게 하는 재치도 마음에 들었다.
공연은 성공리에 마쳤다. 나이 든 나훈아가 기발함과 관록으로 이룬 감동적인 무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