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고액 연봉과 바꾼 꿈 꾸는

by 산내

미국 중견기업 회장은 회사 퇴직한 다음날 자신이 조직과 비서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조직과 회사가 나를 바보로 만들어 놓았구나!” 라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


나에게 멀게 느껴졌던 이 말이 퇴직 후 현실로 다가왔다.

일에서 벗어났다는 자유로움도 잠시 현실을 받아들이고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적응해야 했다. 당장 간단한 음식을 챙겨 먹는 것에서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어려웠다.


그때 흔들리는 내 마음을 잡아 준 것은 책 읽기였고 그동안 읽어왔던 책의 내용을 정리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쓰기에 흥미를 느낄 즈음,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어 글쓰기에 가속이 붙었다.


초보 작가로서 꿈에 부풀어 있을 때 근무했던 회사에서 새로 설립할 미국공장의 사장직을 제안했지만 잠시 고민 후 거절했다. 고액의 연봉과 높은 지위 대신 초보 작가의 길을 선택했다.


그 후 5년의 세월이 흘러, 브런치 작가로서 꾸준히 글을 올리고, 글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책도 발행했고 딸아이와 다녀온 유럽여행기를 모아 전자책도 만들었지만 여전히 나는 이름 없는 작가다.


하지만 나에게는 언젠가 좋은 글을 써 한강 같은 멋진 작가가 되는 꿈이 있다.

그리고 이 꿈이 나를 설레게 하며 오늘도 책상에 앉아 글을 쓰게 한다.

꿈꾸는 삶은 참 아름답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이탈리아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