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
오나라의 정권을 잡은 합려는 오자서의 식견과 백비의 지식만으로 패자가 될 수 없었다.
오자서는 합려의 심장, 백비는 머리라고 할 수 있다.
이제 팔다리의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했다.
합려는 주저 없이 다시 외국인을 채택했다.
그 사람은 아직도 여전히 신비에 싸인 인물 손무로, 우리에게는 손자병법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손무는 제나라 사람이다.
그는 병법으로 이름이 알려져 오나라왕 합려를 알현하게 되었다.
"그대의 병법 13편은 내가 모두 보았소, 병사들을 부리는 것을 한 번 보여줄 수 있겠소?"
"좋습니다."
"여자들도 괜찮소?"
"물론입니다."
손무의 장담에 합려는 궁중의 미녀 180명을 내주었다.
그러자 손무는 궁녀들을 두 부대로 나누고는, 왕이 아끼는 첩 두 명으로 하여금 대장이 되게 하고 창을 쥐어준 다음 명령을 내렸다.
"자네들은 가슴과 좌우의 손, 그리고 등을 알고 있는가?"
“네,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라고 명령을 내리면 정면을 보고, '좌로' 할 때는 왼손 방향을 보고, '우로' 하면 오른손 방향을 보라.
그리고 '뒤로' 할 때는 뒤로 돌아라."
손무는 군령을 집행하는 도끼를 준비하고, 북과 깃발로 신호를 삼았다.
그러고는 명령을 다섯 차례 반복해서 설명해 주고는 북으로 신호를 올렸다.
'우로'
그러나 군령을 모르는 여자들이 그만 이 장난 같은 놀이에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손무가 말했다.
"약속이 명료하지 않고 군령을 제대로 숙지시키지 못한 것은 장수의 죄다."
그러고는 다시 여인들을 교육시킨 다음 북을 울렸다.
'좌로'
그러나 이번에도 여자들을 깔깔 웃고 말았다.
손무는 다시 준엄하게 선포했다.
"약속이 명료하지 않고 군령을 숙지시키지 못한 것은 장수의 잘못이나 이미 약속을 명료하게 하고 군령을 숙지시켰음에도 따르지 않는 것은 군리들의 죄다."
그러고는 애첩 두 명의 목을 베려했다.
합려가 황급히 말렸다.
"과인은 이미 장군이 병사들을 부릴 능력이 있음을 알았소이다.
과인은 이 두 첩이 없으면 음식을 먹어도 맛을 모르오.
목을 베지는 말아주시오."
그러나 손무는 냉정했다.
"신은 이미 명을 받아 장수가 되었습니다.
장수가 군중에 있을 때는 비록 군주의 명이라도 받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손무는 기어이 합려의 애첩 둘의 목을 베어서 조리돌리고는 다시 그다음 여자 두 명을 골라서 대장으로 삼은 후 북을 울렸다.
겁에 질린 여자들은 북을 울리면 전후좌우로 정연하게 움직였다.
그러자 손무가 복명했다.
"훈련이 끝났습니다. 왕께서 내려와 한번 살펴보시지요.
왕께서 이들을 쓰려고 한다면 물불로 뛰어들라 해도 말을 들을 것입니다."
그러나 애첩 두 명을 잃은 합려는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장군은 숙소로 가서 쉬도록 하오. 과인은 사열하고 싶지 않소."
그러자 손무가 말했다.
"왕께서는 그저 제 이론만 좋아할 뿐, 실제로 저를 쓸 줄은 모르시는군요.'
합려는 결국 손무를 장군으로 삼았다.
이 손무가 바로 오늘날 『손자병법』 13편의 저자로 알려져 명성을 날리는 손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