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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 복수를 위해 똥을 먹다

by 산내

구천이 오나라에 억류되어 있을 때, 다시 일어서기 위해 얼마나 이를 악물었는지를 알 수 있는 몇 가지 고사가 전한다.

구천은 이 사지를 벗어나기 위해 부차의 똥까지 먹었다고 한다.


구천을 따라 오나라의 인질로 간 범려는 오자서가 구천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백비에게 줄을 대고 기회를 주지 않았다.
마침 부차가 병에 걸렸다.


그때 범려가 구천에게 제안했다.

"오나라 왕은 이번 병으로 분명 죽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제 사일이 되면 좋아질 것이니 대왕께서는 유의하소서."
“내가 이렇게 궁한 지경에 빠지고도 죽지 않음은 공의 계책을 믿기 때문이오.
숨기지 말고 모두 말해주구려. 되든 안 되든 공의 뜻대로 다 하겠소."


"신이 오나라 왕을 자세히 살펴보니 정말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입으로는 걸핏하면 의를 뇌까리지만 행동은 따라가지 못하는 자입니다.
대왕께서는 가서 병을 살펴보겠다고 청하십시오.
허락이 떨어지면 오나라 왕의 똥을 얻어다가 맛보고 안색을 살핀 후, 죽지 않을 것이라며 축하하고 병이 나을 날짜를 찍어주시기 바랍니다.
대왕께서 날짜를 맞춰 신뢰를 얻는다면 걱정할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그러고는 백비를 통해 알현할 기회를 얻었다.

이어서 부차의 대변이 준비되었다.
구천은 대소변을 찍어 맛본 후 기뻐하며 축하를 올렸다.

"천한 죄인 구천이 대왕께 축하드립니다.
대왕의 병은 사일에 좋아져서 3월 임신일이면 완쾌될 것입니다."


부차가 의아해서 물었다.

"어찌 그대가 그것을 아는가?"

"하신이 일찍이 스승을 모신 적이 있사온데, 변을 맛보는 법을 배웠사옵니다.

대변은 곡식의 맛을 따르니, 변의 맛이 곡식이 나는 시절의 맛을 따르면 좋고 거스르면 죽는다고 합니다.
지금 대왕의 변을 맛보니 맛이 쓰고 십니다. 이 맛은 응당 봄과 여름의 기에 순응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제가 이를 안 것입니다."


부치는 감탄 했다.

"그대는 정말 어진 사람이오."
과연 부차의 병은 나았다.
부치는 이로 인해 구천을 더 이상 의심하지 않고 월나라로 돌려보낼 마음을 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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