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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Nov 28. 2021

메타버스가 만드는 가상경제 시대가 온다(2)

페이스북, 애플 그리고 줌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인수>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태어난 팔머 럭키는 

어릴 때부터 공학과 전자제품에 관심이 많았다. 


 1990년대 VR(Virtual Reality, 가상세계)의 전성기 때 출시된 

50여 종이 넘는 VR 헤드셋을 전부 사 모으고 사용하고 분석하면서 

마음에 드는 헤드셋이 아직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2009년부터 직접 디자인해 헤드셋을 만들었고 

제작비 충당을 위해 고장 난 아이폰을 수리해 팔기도 하고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끊임없이 개발과 개선을 시도한 끝에 6번째 프로토 타입인 리프트를 개발했다.


 이 제품을 2012년 킥스타터에 올려서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을 시도했는데 

목표 금액 25만 달러의 10배에 가까운 240만 달러라는 

엄청난 금액으로 펀딩에 성공한다.
 이렇게 오큘러스가 탄생했다.

 

마크 저커바그는 오큘러스 같은 VR 디바이스가 

새로운 하드웨어 플랫폼이 될 것이란 믿음이 있었으며, 

컴퓨터나 스마트폰처럼 수많은 소프트웨어가 새로 등장한 오큘러스 위로 올라오게 되리라는 것을 확신했다.


2014년 VR 헤드셋을 직접 보고 난 후, 가상현실이라는 

새로운 컴퓨팅 환경을 만들 수 있는 하드웨어 플랫폼에 배팅하기 위해 오큘러스를 23억 달러에 인수했다. 

 


인스타그램이 소셜 네트워크의 확장, 

왓츠앱이 매시징 서비스의 확장으로 본다면, 

오큘러스 인수는 하드웨어 플랫폼 확장이자 엔터테인먼트와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확장이며, 

타사의 플랫폼 위에 구현되어온 페이스북이 처음 수직 통합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투자라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 오큘러스 인수는 마크 저커버그의 개인적인 욕망과 

장기적 비전이 함께한 의사 결정으로 보인다.

미래의 컴퓨터가 될 오큘러스 안에 새롭게 떠오를 가상현실이라는 콘텍스트는 

아직 누구에게도 정복되지 않은 새로운 대륙이며, 

그 신대륙을  발견한 것이기 때문이다.

 

2020년 10월 오큘러스 퀘스트 2를 출시하고 대대적으로 생산과 판매를 하는데, 

출시한 해 3개월 만에 100만 대 넘는 판매를 올렸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21년 초에 추가로 100만 대를 팔아 치웠고 부족한 물량이 밀려 있는 상황이다.

오큘러스 퀘스트 2

아이폰이 2007년 출시되어 100만 대가 팔리는데 74일이 걸렸는데 

오큘러스 퀘스트 2는 80일이 채 안 되는 시간에 110만 대 가까이 판매되었다. 
 출시 후 13년 만에 22억 대가 넘게 판매된 아이폰과 시작부터 거의 비슷한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오큘러스 퀘스트 2는 가격을 낮추면서 

디스플레이 격자 효과를 개선한 1834X1920 고해상도의 LCD를 적용했다. 

잔상을 줄이고 부드러운 화면처리가 가능하도록 최대 120Hz 주사가 가능한 디스플레이여서 

게임이나 애플리케이션들이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64GB 모델이 299달러, 256GB 모델이 399달러로 가성비 최고의 디바이스라 할 수 있다.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만든 VR 헤드셋 10억대가 공급되면 

세상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지금의 300-400만 명의 사용자가 1,000만 명만 되더라도 시장의 지각 변동은 한 차례 일어날 것이며 

1억 명이 넘는 순간 지금까지의 상상은 거의 현실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애플의 움직임>

애플의 제품 철학

1)   애플이 만들면 표준이 된다

2)   애플은 만족한 완성도에 도달할 때까지 제품을 출시하지 않는다.

3)   애플에서 새로운 디바이스가 나오려면 최적화된 사용자 경험을 함께 만들어낸다.

 

애플의 CEO 팀 쿡은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분야 시장의 잠재성이 매우 크다고 

여러 차례 공개석상에서 의견을 피력한 적이 있다. 


증강현실을 통해 사용자들의 대화가 더욱 풍성해지고, 

게임은 물론 건강, 교육, 리테일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뉴욕 타임스>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AR은 머지않아 우리 삶 속에 깊숙이 스며들어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을 강하게 믿고 있고, 

2022년이나 2023년쯤에는 애플에서 AR글라스가 출시될 것이라는 루머도 공공연하게 퍼져 있다. 

 

애플은 기술적 완성도와 최적의 사용자 경험을 만들기 위해 섣불리 타협하지 않고,

 원하는 수준을 만들 때까지 인수합병, 협력과 투자는 물론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에 엄청난 규모의 비용과 에너지를 투입하고 있다. 

 

여기에 애플은 라이다를 최신 아이폰 프로와 아이패드 프로에 적용한다. 

라이다는 3D 스캐너인데 주로 자율주행차나 로봇 같은 곳에 적용하는 센싱 기술이다. 


 
라이다의 적용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많다.
 특히 어두운 공간에서도 빠르게 거리를 측정할 수 있으므로 

스마트폰 카메라의 빠른 자동 초점이 가능하고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스마트폰 측정 앱으로 거리나 크기를 쉽게 측정할 수 있다. 


위성신호가 도달하지 않는 실내에서 무용지물인 GPS를 대신해 

실내에서 위치와 액티비티를 트랙킹 해 줄 수 있는 방법이 가능해졌고, 

포인트 클라우드나 컨피던스 맵 등을 통해 더 정확한 공간 정보와 테이터 측정이 가능해졌다.

애플이 내놓을 AR글라스는 이전과는 다른 확장성과 사용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AR 글라스

 


<페이스 북의 움직임>

 지금은 수 십억이 애용하고 있는 페이스북이지만, 

그다음 세대 소통의 메타버스가 등장하면서 서서히 사용자들이 떠나고 

과거의 영광만 남게 되기에 페이스북은 애플이 그랬던 것처럼 

스스로 그다음 버전의 소셜 네트워크를 메타버스 안에 만들려는 실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3차원 가상세계 내에서는 기존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는 

다른 공간에 어울리는 아바타가 필요하므로 여러 목적을 가지고 아바타 기능을 공개했다. 


이 아바타 시스템을 호라이존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 로그인처럼 오큘러스 내 여러 애플리케이션과 공간에서 

동일한 아바타로 접속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로 떠나지 못하는 여행이나 서비스업이 호라이존 안에서 생길 수 있고, 

이 안에서 리브라를 화폐로 쓸 수 있게 되면 커다란 가상경제가 만들어질 것이다. 


국제회의나 콘퍼런스가 호라이존 안에서 열리게 되고, 

유엔이나 WHO가 이 안에 사무소를 열고 새로운 디지털 인권이나 국제사회의 협력을 도모할 수 있으며, 

그린피스가 사무소를 열고 환경운동이나 데모를 주최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아직까지 이 모든 것은 상상이지만 

페이스북이 꿈꾸는 호라이존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다. 


 

<줌은 메타버스가 될 수 있는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가장 크게 성장한 서비스는 여지없이 줌이다. 
 출장 가지 못하고, 

등교하지 못하고, 

회사에 출근하지 못해도 사람들은 줌을 통해 회의하고 수업을 들었다. 

 

줌은 코로나 팬데믹이 극성을 부릴 때, 

성장세가 놀라울 정도로 미국의 7대 항공사의 시가 총액을 합친 규모를 넘어서더니 

한때는 전통적인 IT 강자 IBM의 시가 총액마저 넘어서는 역사를 만들어 냈다. 
 코로나 백신이 나오고 주춤하지만 3억 명 이상의 사용자가 애용하는 필수 서비스가 되었다. 

 

게다가 줌은 사용자의 욕망과 니즈를 채워 주기 위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대부분 집이나 사적인 공간에서 써야 하는 가상회의에서 뒷배경으로 집 안이 나올 수 있어 

민감한 사용자는 불편했지만 가상 배경을 제공해줌으로써 

이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했다. 


거기에 영상 처리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더해 참가자들의 얼굴을 필터 처리해주거나 

가상 선글라스나 모자를 착용할 수 있게 해주는 등 편하게 회의에 참여하고 준비하는데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초기에 줌에 보안 취약사고가 발생했고 

중국기업이라는 이미지가 더해져 많은 기업이나 공공 기관에서 줌 시용을 기피했는데, 

그 이슈가 아니었더라면 더 많은 사용자의 선택을 받았을 것이다.

 

이런 기능을 갖추고 3억 명이 이용하는 줌이 메타버스로 진화할 수 있을까?


물론 줌이 꼭 메타버스로 진화할 필요는 없다. 

지금처럼 온라인 화상회의 툴로서의 핵심가치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지속 가능성은 있어 보이지만,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은 언제든지 결국 사용자들의 니즈와 경험에 대한 욕구는 증대되고 가능하다.


다양한 사람과 교류할 수 있는 미래를 기대해 그렇기에 이왕이면 메타버스가 된 줌 안에서 회의하고 일하면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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