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산내 Dec 03. 2021

국민가수(준결승전- 일대일 매치)

완벽히 준비한 자의 분노(김동현)


한해도 저물어 가는 12월 첫 목요일,

14명의 준결승 진출자들의 경연이 시작되었다.


준결승전은 1,2차전으로 나누어

1차전은 일대일 매치로,

2차전은 듀엣으로 노래하여 최종진출자 10명을 가린다.


1차전 채점은 12명의 마스터들이 100점 만점으로  성적을 매겨

승자에게는 추가로 30점을 더해 주는 방식을 채택했다.

 


첫 대결은 반바지에 양복 상의를 입고 무대에 오른 김희석과

록 가수 손진욱의   대결로 이루어졌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의 경합을 벌린 두 사람의 점수는 1147 대 1160,

13점의 근소한 차로 손진욱이 승리했고, 추가 점수 30점을 더 받았다.

 


준결승전까지 올라온 김유하는 7살 소녀로

이 솔로몬이 옆에서 챙겨 주는 모습이 늘 보기 좋았다.
 상대를 고를 선택권을 가진 김유하는 라이벌 대결이란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좋아하는 이 솔로몬을 지목했다.
 이렇게 두 사람의 매치가 결정되었다.


이 솔로몬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죽기 살기로 노래하기는 너무 추잡해 보였고, 그러지 않으면 자신이 탈락할 것 같았다.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 스타일의 노래를 선택해 최선을 다해 자신의 노래를 불렀다.

솔로몬의 선택은 적중했고

1126점을 받은 이 솔로몬이 추가 점수를 받는 승자가 되었고

추잡해 보이지는 않았다.
 승자가 가려지고 보인 김유하의 모습은 어린 아이라 믿기 힘들 만큼 대담하고 대견했다.

 


무대 공포증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짠하게 했던 박장현이 상대를 지목할 차례가 되자

김동현이 손을 들어 자기를 지목해 주기를 강하게 요청했다.
 그리고 박장현은 김동현을 지목했다.


두 사람은 인연은 지난 본선 3차전

 대장전에서 강하게 엮였다.


 팀 미션에서 1위를 달리던 김동현 팀이

복병인 박장현을 만나 역전되었다.


 덕분에 박장현 팀은 전원 준결승 진출이 확정되었지만,

김동현 팀은 탈락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많이 편안해진 모습으로 더 원의 <겨울 사랑>을 부른

박장현의 노래는 흠잡을 곳이 없었다.


 뒤를 이어 무대에 오르는 김동현의 발걸음에서 확고한 의지가 보였다.
 한 소절을 듣고 김범수 마스터의 입에서

“더 안 들어도 되겠다.”는 짧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대장전에서의 팀원을 보낸 아쉬운 한을

이번 무대에서 남김없이 쏟아부어 완벽한 무대로 승화시켰다.
 그의 모든 것을 보여준 감동적인 무대였다.


결과는 경이로운 점수로 나타났다.
 12명의 마스터 가운데 10명이 만점을 주었고,

1200점 만점에 1194점이라는 놀라운 점수를 받았다.
 김동현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준 진정한 프로의 무대였다.

 


무림의 고수들의 세계는 냉정하다.


 상대방의 동정을 구하는 것은 위험한 일로 기대해서는 안되고

잘못하면 목숨을 잃는다.


 아마추어나 하수들은 자신이 가진 무기에 익숙하고 잘 사용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보다 높은 단계에서는 대결 상대에 집중하고,

진정한 고수의 경지에 오르면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이전의 자신을 이겨야 하고 어제의 자신을 넘어야 한다.

경연에 나오는 가수는 이 분야에서 고수들이다.


 하수들이나 아마추어는 자신들이 고른 노래에 연연하지만,

그 보다 수준이 높아지면 상대방에 집중한다.

 하지만 진정한 고수는 자신과 싸운다.
 지난 무대를 넘어야 하고 자신과 싸워 이겨야 한다.


현재까지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이병찬의 오늘 무대는

자신이 선택한 노래와 싸워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되었다.


잠깐 거품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그의 모습이 보였다.


바리스타들이 카페치노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성껏 내린 에스프레소가 기본이 되지만,

우유를 잘게 쪼개어 거품을 내어 그 거품과 에스프레소를 잘 조화시켜는 기술이 필요하다.


 갑자기 찾아온 인기와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에는 힘든 시간이겠지만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닌 만큼 맛있는 카페치노를 만드는 바리스타의 지혜를 배워

그 거품을 잘 소화하길 기대한다.

 


김동현의 통해 만족했고

이병찬을 통해 짠한 감정이 들었지만

늦은 시간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시청했다.


 아직 박창근과 김영흠의 무대가 남아 있고,

그들이 경쟁이 아닌 듀엣으로 꾸밀 무대에 대한 기대로 또 한 주를 기다린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로마제국 흥망사(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