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지구 상 가장 빠르고 유연한 기업의 비밀
2002년 넷플릭스가 기업공개를 하던 당시 1달러였던 주가는
17년 뒤인 2019년 350달러까지 올랐다.
아울러 2019년 ‘가장 높이 평가받는 기업’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직장인들 역시 넷플릭스를 사랑한다.
2018년에 실시한 조사에서 기술직 근로자가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 1위로 넷플릭스를 지목했다.
구글(2위), 테슬러(3위), 애플(6위)를 차지했다.
1998년 5월, 30명의 직원과 925편의 영화를 확보하고
넷플릭스가 설립되었고,
2001년 초, 40만 명의 회원과 120명의 직원을 확보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인터넷 버블이 꺼지면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졌다.
결국 직원 중 1/3을 해고해야 했다.
직원들에게 해고를 통고하는 날이 되었다.
예상대로 끔찍했다.
해고당한 사람들은 고함을 지르고 절망감에 울분을 터뜨렸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났다.
어떤 이유인지 회사 분위기가 거짓말처럼 좋아지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사무실은 열정과 에너지, 아이디어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크리스마스와 2002년 초 연휴 분위기에 힘입어 매출이 크게 늘었고
인원은 30% 줄어든 상태였는데,
남아 있는 80명은 이전보다 더 의욕적으로 모든 일을 처리했고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그 순간 조직 내에서 ‘인재 밀도’가 갖는 역할을 완전히 달리 생각된 터닝 포인트였다.
재능이 뛰어난 베스트 플레이어들이 생각하는 좋은 직장의 조건은
호화로운 사무실이나 공짜 스시 같은 것이 아니라
재능 있고 협동심 강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즐거움이며
직원이 뛰어나면 서로 배우고 의욕을 고취시켜 성과는 수직 상승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피드백 루프는 성과를 개선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툴이다.
피드백을 협업 방식의 일환으로 꾸준히 활용하면 사람들은
더 빨리 배우고 더 많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
그리고 매니저들은 직원들에게 피드백을 주고받는 방법을 교육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다.
그들은 좋은 방법과 나쁜 방법을 구분하여 어떤 피드백이 효과적인지 문서로 밝힌다.
사심 없는 피드백 문화는 솔직함을 전제로 하고,
똑똑한 왕재수들이 제거해야 한다.
똑똑한 왕재수들은 조직을 분열시킬 가능성이 크다.
피드백 루프가 직원들 일상에 자리 잡고 솔직한 분위기가 정착되면,
상사는 더 이상 부하직원들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일일이 지적할 필요가 없다.
어떤 행동이 회사에 유익하고 어떤 행동이 해로운지
공동체 전체가 공개적으로 발언할 수 있게 되면,
상사는 더 이상 부하직원의 업무처리 방식을 감시하지 않아도 된다.
이 수준에 도달하면 통제를 제거할 준비가 된 셈이다.
닐은 오지의 전문 여행가로 휴가를 마치고 돌아와서는 기막힌 아이디어를 내놓곤 했다.
언젠가는 아내와 이글루를 짓고 일주일 살다 온 적도 있다.
돌아온 그는 고객이 영화를 취향에 맞게 선택하는 방법을 개선한 새로운 알고리즘을 내놓았다.
휴식은 사고의 폭을 넓혀주고 하던 일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게 해 준다.
시도 때도 없이 일에만 매달려 있으면 신선한 눈으로 문제를 바라볼 수 없다.
휴가 규정을 없앤 건 2003년이었고
2004년 1월 회계부서 이사가 사무실로 찾아와
1월 첫 2주 동안 일이 너무 몰리지 이에 질린 회계팀 직원 하나가 휴가를 내서
부서 일이 엉망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매니저가 빈틈이 많고 생각이 깊지 못하면
휴가를 내는 문제와 같은 맥락을 짚어줄 수가 없다.
매니저는 팀원들의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휴가시기와 기간을 예상해야 한다.
이런 문제를 원만하게 처리하기 위해 리더들에게
소그룹으로 머리를 맞대고 토론할 것을 권유한다.
그리고 직원들 스스로 그 해결책을 찾아냈다.
일터에서 일과 생활의 균형점을 찾는 것은 중요하다.
직원들에게 자유를 주자, 회사 일을 자기 일처럼 여기게 되어 더욱더 책임 있게 행동했다.
자유는 책임과 대립관계가 아니라 오히려 자유는 책임을 향해 가는 통로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없애야 할 규정이 더 없는지 찾기 시작했다.
경비에 대한 규정은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로
능력 있는 직원이 경비 문제로 회사를 옮기는 것을 보고 규정집을 수정하기로 했다.
결국 우리는 출장 경비 지침을 단순하게 바꾸었다.
경비 사용에 대한 규정은 단순하지만,
대신 선별적 전수조사를 통해 과도한 지출을 찾아내고
그런 사례가 적발되면 해당 직원은 그날로 짐을 싸야 한다.
이런 규정과 승인절차가 사라지자
회사가 직원들이 믿고 있다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하는 계기가 되었다.
직원들의 책임감은 더욱 강해졌고,
회사 구성원 모두 주인의식이 한층 강화되었다.
넷플릭스 내의 업무는 크게 ‘운영과 창작’ 두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운영 관련 분야에서는 최고와 평균의 차이가 2배 정도 날지 모른다.
하지만, 넷플릭스 운영 분야에는 직책이 많지 않다.
업무의 대부분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발상으로 처리해야 할 사람의 능력에 의존한다.
창의적 분야에서 베스트 플레이어는 평균보다 10배 이상의 일을 해낸다.
인재 밀도를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최고 인재에게 고액의 보수를 지급하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업계 최고가 되도록 연봉을 계속 인상해 주는 것이다,
컬럼비아 대학 경영학 교수인 마이클 슬레피언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보통 13개 정도의 비밀을 가지고 있으며
그중 5개는 누구에게도 절대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비밀은 혼자서만 간직하고 있어야 할 내용이어서
스트레스나 근심, 외로움, 낮은 자존감 등 심리적 대가를 치러야 한다.
반면 누군가에게 비밀을 털어놓으면 듣는 쪽에서는
신뢰감이 생기고 의리를 지켜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단 시간 내 상대방의 신뢰를 얻는 방법으로 비밀을 털어놓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해당 분야의 최고 실력자들을 모아 인제 밀도를 높이고 열린 피드백 문화가 정착되었다면,
회사의 기밀을 공개하는 것이 직원들에게 주인의식과 충성심을 갖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넷플릭스에서는 회사의 민감한 정보를 직원들과 공유함으로써
직원들의 책임감이 더욱 강화되었고 회사에 대한 신뢰감이 증가되었다.
2010년 넷플릭스는 국제화 프로세스에 시동을 걸어,
캐나다를 시작으로 1년 뒤에는 라틴아메리카로 범위를 넓혔다.
2012년과 2015년 사이에는 보폭을 더욱 크게 잡아 유럽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까지 뻗어 나갔다.
2016년 국제적으로 큰 도약을 단행하여
130개국에 넷플릭스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
3년 사이 해외 구독자가 4000만 명에서 8,800만 명으로 급등했다.
넷플릭스에 F&R(자유와 책임) 문화가 있다면,
그 반대편에는 R&P(규정과 철차)를 중시하는 문화가 있다.
어느 쪽이 더 좋을지 결정하기 전에 기업과 팀의 목적이 무엇인지부터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응급실을 운영하거나 항공기를 점검하거나 노인들에게 적시 생산 의약품을 제공한다면,
절차에 따른 규정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창의적인 경제를 이끌면서 혁신과 속도와 유연성이 성패를 가르는 경우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넷플릭스가 규정과 절차보다는 자유와 책임을 더 중시하는 이유이다.
<하우스 오브 카드>와 <종이의 집>을 시작으로 넷플릭스를 알게 되었다.
그동안의 영화와 드라마를 뛰어넘는 감동과 반전이 재미를 더했다.
최근에는 <오징어 게임>으로 한국 드라마의 위상을 높여 주기도 했다.
이런 관심으로 선택했지만 아쉽게도 드라마 같은 반전은 없었다.
하지만, 어떤 노력과 어떤 문화로서 넷플릭스가 성장해 왔는지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좋은 기업으로 살아 남기 위해 끊임없이 채찍질하는
리드 헤이스팅스의 모습 역시 감동적이지 않았지만,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들에게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그에 따르는 책임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