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지로 글쓰기 근육 키우기
참 이상하다. 내 마음은 하나인데 시도때도없이 반대되는 감정들이 교차한다. 이정도면 거의 다중이가 아닐까? 싶을정도로 혼란스럽기 일쑤다.
특히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이 시즌에는, 작년에 먼저 떠나보낸 파이가 생각이 나서 마음이 미어진다. 영원히 11살인 우리 파이는 온힘을 다해, 엄마가 좋아하는 크리스마스를 보낸 바로 다음날 조용히 눈을 감았다. 1년중에 가장 좋아하는 날이 크리스마스인데(생일보다 말이다) 나의 크리스마스는 슬픔으로 물들었다. 그래서 온전히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은 이상한 마음이 든다. 항상 찾아듣는 크리스마스 캐롤은 타의적으로 들리는 것을 막을 순 없지만 스스로 찾아듣지 않게되었고, 크리스마스때 하고싶은 버킷리스트들도 사라졌다.
재작년 크리스마스에는 독일에서 지내고 있었기에 파이와 함께 보내지 못했고, 작년 크리스마스는 병상에 있는 파이를 돌보며 지냈고, 올해는 파이가 할께하지 못하는 크리스마스이다.
우울함이 온몸을 휘감는다. 슬픔이 나를 잠식한다.
왜 파이가 건강했던 재작년엔 독일에 있었을까, 더 많은 크리스마스를 왜 함께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에 과거도 원망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는 다가오고, 듣기좋은 캐롤들이 흘러나오고, 흥이 돋는 연말 분위기에 사람들이 들떠있는 것들이 느껴진다. 세상은 빨간색과 녹색, 빛으로 물들었고. 그것은 너무나 아름답다.
하지만 나의 마음에는 불이 꺼져있다. 가끔 커튼을 걷어 밖을 쳐다보고 싶은 마음에 슬쩍 내다보지만, 이윽고 다시 커튼을 치고 웅크린다.
예쁘지만 예뻐해서는 안돼. 기쁘지만 기뻐해서도 안돼. 슬퍼해. 아파해. 후회해. 그렇게 속삭인다.
파이가 나의 곁을 지켜준 12월25일을 온전히 즐겨야할지, 바로 26일 곁을 떠난 파이를 그리며 마음을 삭여야할지 두가지의 감정이 격렬하게 싸운다. 나의 이 갈들이 언제쯤 막을 내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