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당신은 어떨 때 행복한가요?
나는 행복에 대한 역치가 낮은 편이다.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식사자리, 맛있는 음식과 커피, 기분 좋은 햇빛과 선선한 바람, 새로 발견한 음악,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오는 메시지, 오늘도 잘 버텨냈다는 뿌듯함, 나의 성장을 위한 개인 시간, 나의 취향을 찾아가는 여정, 나에 대한 칭찬들 등 나는 다양한 곳에서 행복을 느낀다.
누군가는 월급날이 가장 행복한 날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성취감을 느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행복이 그저 순간의 조각이라면, 그 외 나머지 시간은 어떤 감정으로 채워져 있을까?
매일매일이 즐겁진 않더라도, 하루 중에 행복은 존재한다고 믿는다.
힘든 하루를 보내도 동기의 위로, 연인의 격려, 스트레스를 달래줄 맛있는 음식 등, 모든 것이 나를 다시 행복으로 이끌어준다. 이렇게 보면, 행복은 외부에서 오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행복의 순간들은 외부상황에서 비롯되는 것 같지만, 결국 그것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마음은 내면에서 비롯된다. 좋은 날씨나 맛있는 음식은 외부 요인이지만, 그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건 내 마음과 감각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첫 번째는 친구인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트레스받는 이유 역시 사람들이지만, 행복하게 만드는 요인 역시 사람들인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있을 때 나는 가장 행복감을 느낀다. 단지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있다는 그 사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 같다.
두 번째로는 건강함인 것 같다. 아무리 좋은 일이 있더라도 아플 때는 그렇게 행복하지 않은 것 같다. 우리가 건강할 때는 그 사실을 종종 잊어버리지만, 몸이 안 좋은 날에는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는 안정적인 감정인데, 경제적인 안정감이나 관계에서 오는 안정감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드라마나 영화를 잘 못 보는 타입인데, 그 씬에서 오는 격해지는 감정들을 보고 있자면 온몸에 힘이 다 빠지는 기분이다. 너무 몰입을 해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뭔가 불편한 상황을 잘 못 보는 내 성향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행복이란, 어쩌면 마음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의 특권일지도 모르겠다.
월급날에서만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은 경제적인 압박을 받고 있거나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기 어려운 경우일 수 있다. 그들의 행복은 주로 외부적, 특히 경제적인 요인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듯하다. 반면, 마음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도 행복을 발견하는 능력이 있어 더 풍부한 행복을 누린다.
최근 일하던 카페에서 권고사직을 받았다. 두 번째 권고사직이다. 권고사직을 받는 그 순간에는 숨이 턱 막혔다. 경제적인 압박이 예고된 것 같아 조금은 불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나를 응원해 주는 친구들과 나를 믿어주는 가족들도 있지만, 작은 일에도 감사하려는 마음 덕분이 아닐까 싶다. 미래에 대한 불안은 늘 있지만, 그 불안조차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