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다는 것 (2024년 11월 12일 광주비엔날레 관람기록)
해리슨 피어스Harrison Pearce의 <원자가Valence, 2024 (키네틱 조각 및 사운드 설치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강, 실리콘, 나일론, 공압 자동화 시스템, 사운드 시스템) 가변 설치, 10분)>
흡사 아주 작아서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 세포들의 반응을 쪼개어다 보는 기분이었다. 늘 그곳에 있었지만 오랫동안 실재하는지 아닌지는 몰랐던 존재였던 세포들을 이제야 들여다보는 것 말이다. 봐달라고 한 적도 없었지만 계속해서 존재했으며 그 자리에서 무언가 제 몫을 해내고 있었던 세포들은 각기 나름의 반응들을 해내며 자기-꾸준함을 유지했을 것이다. 내가 이 세포들의 자기-꾸준함을 눈치챈 때가 언제인 건지? 지금 이 아티스트가 보여주는 ’시각확장‘의 때에 불과하다면, 인간의 시각적/촉각적 감각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결국 세포의 입장을 ’보게‘ 되고 이해의 끝자락이라도 흉내 내 볼 참이라면은, 그것을 마주하는 자극이 필요하다는 말인 셈이다. 세포의 입장을 시각적으로 확장해 볼 기회가 없었더라면 세포의 존재를 나는 생각이나 해봤을 주제가 못 되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