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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센트 Apr 28. 2024

단편 모음집 (2)

그래서 누가 진짜 남자친구에요?


최근에 휴게 시간이 끝나고 근무지에 복귀하고 나서 일어난 일이었다. 인수인계를 받고 여느 때와 똑같이 근무를 서고 있었다. 모니터링이 필요한 환자가 한 명 있었지만 다행히 조용한 상태여서 안심하고 일에 집중하였다. 모니터링이 필요한 환자는 여성이었으며 약물 환자로 들어왔었고 남자친구가 보호자로 왔었다. 내가 복귀하고 얼마 안 지나서 남자친구는 출입증을 반납하고 퇴실했다. 집에 돌아가겠거니 하고 넘어갔었고 일하면서 같이 근무하는 선생님과 대화하면서 퇴근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자 그 환자의 다른 보호자가 내원하게 되었는데 환자와의 관계를 물어보니 남자친구라고 답하였다.  여기서 우리 둘은 이 상황에 당황했다. 분명, 아까 전에 있었던 환자의 보호자도 남자친구고 지금 방문한 보호자도 남자친구… 그야말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법한 이야기를 실제로 보게 된 것이다. 어떻게 방문하게 되었냐고 조심스레 물어보니 환자의 아버지에게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여기서부터 심상치 않게 느껴지자 일단 출입을 시켜주었고 우린 아무런 일이 없듯 근무했었지만 원무과 쪽에서 처음에 왔던 보호자가 다시 올 수도 있다는 말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긴장했다.


다행히 우리가 퇴근할 때까지 두 남자친구(?)가 마주치는 상황은 없었고 주간조에 인수인계할 때 이 일에 대해 설명을 드렸더니 황당한 웃음과 함께 인수인계를 마치고 퇴근했다. 다음 근무 때 출근하고 그 일에 대해 물어보니 아무런 일이 없었다고 한다. 살면서 흔히 말하는 바람이나 불륜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볼법한 줄 알았더니 실제로 보게 되어서 그날은 참 기묘한 날이었다.


새벽 근무만 느낄 수 있는 특권(?)


보안요원으로서 야간에 일한 지 어느덧 1년이 다돼 간다. 생활패턴이 바뀌는 것과 야간에 일을 한다는 점에서 피로가 많이 쌓일 때가 있지만, 사건 없이 조용한 날에는 생각정리하기 딱 좋다는 걸 많이 느꼈다. 물론 사람이다 보니 조용할 때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보낼 때도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들이 많을 때는 이렇게 일하면서 멍 때리는 거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간 동안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들 그리고 그동안 복잡하게 생각해 왔던 것들을 정리하고 그리고 글쓰기 주제도 고민했던 기억이 있었다. 남들이 쉴 때 일을 한다는 점에서는 불편하지만 이러한 부분을 생각해 보면 나름 나쁘지 않았다.


응급실에서 일하면서 배우는 증상 확인하는 법?


전 애인과 교제를 하던 시절, 응급구조사 선생님께 천식 관련하여 증상을 확인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그때 당시 교제했던 애인이 천식이 심해서 새벽에 잠을 자주 깬다고 하여서 걱정하는 마음에 근무하는 날에 응급구조사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여 천식의 증상을 대비할 수 있는 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예상과 다르게 구조사 선생님은 친절하게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세심하게 잘 알려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던 적이 있었다. 실제로 많이 도움 되었고 병원에서 일하면 도움이 될 때도 많이 있다는 걸 느끼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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