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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센트 Aug 02. 2024

회장님께 바치는 에세이

나의 20살 때부터 지금까지 인생에 대한 가르침을 꾸준히 주셨던 회장님께서 돌아가신 지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60대 나이이신데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자신의 건강관리에 진심이셨고 항상 독서를 많이 하라는 충고를 항상 하시는 회장님이셨다. 그런 회장님께서 내가 근무하는 응급실에서 응급처치를 받으시다가 돌아가셨다. 사모님께서 응급실에 상주하고 계셔서 어떻게 된 일인지 여쭤보니 한 달 전에 말기 암 판정받으시고 항암치료와 검사를 진행하시다가 갑자기 건강이 안 좋아지셨다고 한다. 요 며칠 전에 아침에 퇴근하고 전 직장에 들렸는데 아프셔서 그만두셨다는 말은 들었으나 말기암일 줄은 몰랐었다.


나와 회장님의 첫 만남은 내가 근무했었던 주유소에서 사수 부사수 관계로 만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장님이랑 칭하는 이유는 나에게 사회에 대해 알려주셨고 여러 가지 지혜와 조언을 아낌없이 해주셨기 때문에 그분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회장님이라 부르기로 했었다. 처음 만났을 당시에는 우리 아버지보다 연세가 많으셨으니 어려울 수밖에 없었는데 의외로 처음부터 인자한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오셨다. 같이 근무하면서 자신이 여기 들어오기 전에 무슨 일을 했었는지, 가족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청춘 시절의 이야기 등등 그분과 같이 일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던 거 같았다. 또한, 내가 실수한 게 있으면 바로 잡아주셨던 분이시고 고민이 있거나 내가 슬럼프에 빠져있을 때마다 그분의 호통 하나에 정신 차릴 수 있게 도와주셨다. 어려움이 있거나 생각이 깊어질 때마다 항상 찾아가서 그분의 지혜를 얻곤 했었다.


그때 당시의 나는 어려서 잘 몰랐을 수도 있지만 다시 회상해 보면 나는 ‘진짜 어른’을 만났었구나라고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지금 시대의 60대면 노년을 한창 즐길 나이였고 회장님께서는 항상 나에게 하시는 말씀은 “내가 여기 그만두면 차 하나 사서 전국일주를 다니고 그 뒤에 별장 하나 사서 남은 여생을 보내고 싶다.”라고 하셨다. 자신의 별장을 마련하면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꼭 초대해 준다는 약속하신 회장님, 입사 때부터 퇴사 때까지 시간 나면 남자들끼리 술 한잔 꼭 하자고 하시는 회장님 그리고 겉으로는 무서워 보일 때도 있지만 가족에게 있어 항상 진심이신 회장님… 하늘에서는 못 이루신 목표와 하고 싶은 일들을 꼭 이룰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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