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이 Oct 16. 2024

The watch

이미지 쓰기

엄마와 나

                                       

       

나는 내일 서울에 간다

순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서울은 

전국을 돌다 지친 사람들이 모이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은 싱겁게 느껴지는 도시이기도 하지만

서러워 찾아오는 모든 것들을 품어주는 서울

낯익은 골목들 낯 선 빌딩들 앞에 서면 훅 

차갑고도 따사로운 바람이 분다 

멀고도 가까운 길 마음만 먹으면 있는 길

물병을 걸어두고 모자를 걸어두고

엄마의 신발을 신겼다 벗겼다 

등받이를 올렸다 내렸다

복잡하고도 홀가분한 길

엄마는 자꾸만 허리를 폈다 구부렸다 한다

처음인듯 가볍게 짐을 싸고 태양을 양산으로 받치고

버스 트렁크에 잘 못 실어 다시 내리는 데 진땀을 쏟아내고

엄마는 지팡이를 짚고 짐을 내리고 올리는 나를 보고

수제비를 뜨듯 나는 서울에 간다

우리들의 책임은 어디에서 생겨난 것일까

내가 머물던 뱃속의 양수로 부터

힘을 주어 나를 밀어내던 양수로 부터

우리들의 양수가 달랐듯이

우리들의 서울은 어디에서 출발일까





작가의 이전글 사람이 죽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