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이 Apr 02. 2024

사람이 죽었다

그 곳에서

언제나 웃고는 있었지만 그의 침묵은 항상 무거웠다.

목소리는 가늘고 몸짓은 친절했으며 까만 모나미 볼펜을 항상 들고다녔다.

내 책상에 놔둔 걸 기억하고는 혹시 낯선 볼펜 그곳에 있나요.

지나가는 길에 가져다 드릴게요.

사람이 그렇게 죽을수도 있구나.

나와 관련된 것이라서 나는 작은 트라우마 같은 것이 작용을 하는데

다른 사람들에겐 아무 일도 아닌거지. 잊어라. 뭐 그런걸 생각하고 있니.

그래 참 안 됐네.. 그렇게만 해 줘도 위로가 될텐데.. 

내가 그토록 충성했던 회사였고, 그와 함께 했던 공간이기에 선명하다.

사람이 죽었는데 사람들은 키보드만 두드린다.

온종일 자꾸만 밀려오는 생각이었다.

언제 어떻게 될지도 모르면서

자신을 잃으면서까지 버텨냈던 것은 가족이었으리라.

가깝지 않은 사람인데 가까운 사람들은 얼마나 트라우마가 짙을까

그는 죽었지만 우리는 살아서 그를 생각한다.

개인의 철저한 몫인 삶 or 죽음


작가의 이전글 요트를 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