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에 개봉하고 2017년에 재개봉을 했던 영화다.
실제이야기로 도쿄에서 아동방치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인데,
부모로 부터 남겨진 아이들은, 남겨진 그대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동생 세명을 데리고 엄마를 기다리는 열 서너살의 남자아이 주인공 아키라.
화면가득 아키라는 슬픔을 슬픔이라 할 수 없는 표정을 하고 살아간다.
세 명의 동생 교코와 시게루와 유키는 영문도 모른 채 화분에 씨앗을 심고
하나마나 한 생각으로 무료하고도 심심한 하루를 보낸다.
집중하여 아이들을 살피며 영화를 봤다.
동네 놀이터를 술렁거리고 멀리 아빠에게까지 가 보지만
아키라의 눈에 비친 아빠는 더이상의 아빠가 아니었다.
몇 푼을 아키라의 손에 쥐어주고 면박을 주며 사라지는 아빠.
막내 동생을 가방에 담아 동생들과 비행기를 보러간다.
막내 동생을 트렁크에 담은 채 비행기를 본다.
베란다 너머엔 놀이터가 있고 수도가 있고 빨래를 널 수 있는 철봉이 있고,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버려진 시멘트 위의 꽃들을 옮겨다 심었다.
화분이 떨어지듯 우리는 어디로 떨어질 듯 모른다.
어디로든 달려가 친구들을 만나고 그러다가 해가 지고 다시 집으로 터벅터벅,
다시 빨래를 널고 아빠가 준 돈으로 초콜릿을 사고 또 다시 노래를 부르고.
막내동생 유키에게 비행기를 보여준다고 약속을 했겠지.
다시 없는 하늘을 보고. 아무도 모르는 삶을 이어간다.
침묵이 흐르고 유키를 땅에 묻고 돌아서는 아키라와 쿄코와 시게루.
아무도 모른다. 출발이 어디고 도착이 어딘지 아무도 모른다.
햇살이었다가 희망이었다가
공중전화에 동전은 자꾸만 떨어지고
발을 동동 굴려도 우리는 각자의 인생이다.
각자로 왔다가 각자로 가는 것이 인생이다.
내가 너를 모르듯이 너도 나를 알지 못한 채 우리는 떠나고 도착하고.
어두움인지 무거움인지 그저 침묵만을 남긴 채
떠날 것은 떠나고 떠나보내야 할 것은 떠나 보내고.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마지막인지 아무도 모른다.
아키라의 표정연기는 침묵과 사운드가 조화롭고
둘째 시게루의 장난스러움이 화면가득 슬프다.
어른들의 방치속에서 그들 나름대로 아침을 맞이하고 밤을 맞이하고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모티브로 삼은 영화.
장남 아키라의 듬직하면서도 생각이 깊은 연기력은 몰입도를 높여줬다.
철길을 달려오는 기차를 우리는 모른다. 도착시간과 출발시간을 아무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