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등이 처음 깜빡인 건,
출근 준비를 하던 평일 아침이었다.
머리를 정리하며 고개를 들었을 때,
거울 속 내 얼굴 위로 순간적으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나는 고개를 들어 형광등을 올려다봤다.
지잉.
잠깐의 깜빡임을 변명하듯
낮고 얇은 진동음을 내며,
형광등은 여전히 하얀빛을 내리쬐고 있었다.
착각이었나.
그러기엔,
방 안 어딘가의 공기 흐름이
아주 미세하게 틀어진 듯한 기분이었다.
“바람이 통하는 걸까..?”
… 아니다.
이 방은 환기조차 잘 안 되는 곳인데.
마치 누군가가…
“지이잉, 지이잉.”
정적을 깨는 핸드폰 진동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나는 재빨리 방을 나섰다.
평범한 하루 속에 파묻혀
이 불쾌한 기분을 지우고 싶었다.
사람들과 대화하고,
그들의 반복적인 일상에 섞이려 애썼다.
퇴근 후,
쉽사리 집으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친구를 불러
자주 마시지도 않던 술도 마셨다.
“웬일이냐, 네가 먼저 술을 먹자고 하고”
“그냥… 오늘은 집에 바로 가기 싫더라고.”
“하긴, 집에 가봤자 누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근데 너 눈 밑이 왜 이렇게 어두워 많이 바쁘냐?”
“아니 뭐… 그냥, 형광등 때문에.”
“형광등?”
대수롭지 않게 답했지만,
아침의 일은 묘하게도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친구와 헤어지고,
스스로 더 취한 척 발걸음을 과장되게 비틀거리며 집으로 향했다.
문득,
누구에게 보여주려고 취한 척을 하는 건지
나의 모습에 실소가 터졌다.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작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현관문 앞에 섰을 때,
도어록을 누르려는 순간
현관문 바닥 틈 사이로
백색 빛이 새어 나오는 게 보였다.
취기로 빚은 용기는 순식간에
깊은 곳으로 숨어버렸고,
발가벗은 제정신만이 그 빛을 마주하고 있었다.
작게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열었다.
형광등의 밝은 빛이 현관으로 쏟아져 나왔다.
그렇게나 하얗게 방 안을 물들이던 그 빛은
이상하리만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 아침에 내가 불을 안 끄고 나왔던가?’
멍하니 바라보는 방 안은,
귀가를 기다리기라도 하듯
말끔하고 평범하게 놓여 있었다.
짧은 한숨과 함께
나른한 몸을 그 안으로 집어넣었다.
등뒤의 현관문과 함께,
그날 하루도 겨우 닫혔다.
문제는, 그로부터 얼마 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