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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후 Jan 17. 2024

인정하고. 다시 행동하고.

계획쟁이 절차쟁이 이제 그만

2023년에 대한 회고글은 몇 번씩이나 썼다. 그러나 새해에 대한 어떠한 다짐글도 쓰지 않았다. 

감정이나 생각이 정돈되지 않은 채로 쓰고 싶지 않다는 핑계에 미루고 있었다.


최근에서야 마음이 편해졌다. 나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무작정 만나기 위해 노력했다. 소소하지만 매일 골프를 하고, 아침 조깅을 하기 시작했다. 


"단순함"이 필요하다는 걸... 이제야 실천까지 하게 된 것 같다. (그동안 생각만 해왔다면)

쉽게 생각하자. 아쉬운 것은 아쉬운 대로. 깨달은 것은 깨달은 대로. 



세상에는 수만 가지 멋진 말들이 있다. 그러나 그 무게를 진심으로 알고 적는 이들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동안의 글이 잘 써졌던 이유는, 매순간의 내 행동과 선택에 떳떳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것저것 상황과 감정들에 흔들리는 나의 모습들이 싫었다. 그렇기에 글을 더욱 쓰기 싫었다. 새해는 왔지만, 내가 바뀌지 않았는데, 희망차고 멋지고 설레는 말들이 가득한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



2024년 이 시점에서, 내년 2025년 나의 모습이 어떨지 그려지지 않는다.

그동안은 늘 그려지고 계획한 대로 따르는 삶을 살아왔다면 이제는 방식이나 태도 자체가 달라진 것 같다.


매우 감사한 일이다. 사람이 새로운 태도를 획득한다는 건, 새로운 행동의 가능성을 얻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 태도는, "핑계대지 않는 것"이다. 


* 나의 기준에 비해 큰일날 것 같은 도전을 하거나 / 대담하게 박치기를 해도 / 생각보다 세상이나 내가 무너지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 A만큼 했는데 실패한 것, B와 C까지 했는데 실패한 것, 결국엔 모두 같다. 그동안 나는 과정에 매우 관대한 사람이었다. 한마디로 '노력'에 쉽게 취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노력을 결과 기반으로 평가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이 생겼다.

* 큰 꿈을 꾸는 것, 나의 본능이나 매우 기초적이고 솔직한 욕구를 동기로 쓰는 것,
이러한 나의 방식들이 전혀 유별나지 않음을 깨달았다. 오히려 매우 특별한 확신이고 앞으로도 지켜나가야 할 태도라고 느꼈다.




누군가 내게 '벽돌 쌓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완성될 집을 그리는 것도 좋지만, 매일 스스로가 쌓고 있는 벽돌에 대해 민감하게 느끼고 우직하게 걸어나가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미다.


팀에서 나오면서, 나는 완성될 집에 대한 그림을 잃었다는 슬픔과 두려움에 빠져있던 것 같다.

올해는 이에 대한 강박을 버리고, 목표와 계획에 매몰되어 행동을 미루는 것을 가장 경계할 것이다.

그게 나의 가장 큰 취약점이고, 가장 큰 유혹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속해있는 환경과 정체성에 따라 매우 극단적으로 바뀔 수 있다.

작년의 나는 늘 될 때까지 하던 팀에 있었기에, 실천하고 버틸 수 있는 최적의 환경에 있었다.


올해는 내 스스로 증명할 수 있는 flag들을 만들 것이다.

환경이 바뀌어도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오로지 환경덕분에 그랬던 게 아니라 나라는 사람 자체가 바뀌었다는 걸, 스스로가 그리고 주변인들 모두가 체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 - - -



이전에 썼던 글 중, "잊지 않아야 한다. 내가 보내는 모든 시간들이 늘, 무언가를 좌우할 단 N초의 중요한 순간들에 연결되고 있다는 것을." 해당 구절을 발견했다."


내가 직접 썼음에도, 잠시 이것을 놓치고 살았던 것 같다. 하루만에 모든 게 확확 바뀔 거라는 기대와 쉽고 안일한 생각은 하지말자. 단지 내가 보내고 있는 순간순간의 시간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걸 잊지 않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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