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보는 이유가 있었다
예전 팀장님은 1:1 면담을 잘 챙기는 분이셨다.
팀장님이 면담할 때 자주 묻던 질문이,
“회사에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한 친구가 있나요?”
였다.
그 질문을 들으면 참 난감했는데,
도대체 어디까지를 친하다고 해야 할지 기준 잡기가 애매해서 매번 얼버무리곤 했다.
면담 때 이런 사적인(?) 질문을 하는 게 의아해서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물어보니 팀장님 왈,
마음 맞는 친구 한 명만 있어도 회사생활을 버틸 수 있기 때문에 회사생활이 전반적으로 괜찮은지 탐색하는 질문이라고.
아하! 그렇다면 꼭 특정인이 아니라 ‘친구가 있다, 없다’로 대답하면 되는데 내가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친했다 말았다 쌩쑈를 하고 있던 것임을 깨달았다.
나를 난처하게 하려는 질문이 아니었구나..! 하하!
성인이 되어 회사에서 만난 사람들과는 친구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디서 만났든 마음이 맞으면 친구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어디까지 동료이고 어디까지 친구인지 경계가 흐릿하기도 하고, 상대방 의사는 물어보지 않았지만..(우.. 우리 친구 맞죠?)
지금은 다들 다른 회사에 다니지만 가끔 연락을 하고, 어떤 상황인지 서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관계라면, 망설이지 않고 회사 친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정말 마음이 맞는 사람이 있냐 없냐에 따라 회사 생활이 길고 짧았던 것 같다. 일이나 사람으로 상처받고 또 사람으로 치유받는 게 회사생활 아니던가.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존재의 유무에 따라 조금 더 버티는 힘이 나오는 듯하다.
예전에는 퍽 불편했던 질문이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회사를 오래 다닐 수 있는지 점쳐볼 수 있는 질문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