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눈물 흘리게 만든 엄마의 카톡
엄마는 회사 생활을 해 본 적이 없다.
아주 어렸을 때에는 회사에 잠깐 다녀본 적이 있다고 하셨는데,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잘 안 나신다고 했다.
본가에 가면 가끔씩 회사 얘기를 하기도 하는데
주로 일이 힘들다던지, 사람이 힘들다는 얘기만 하게 되어서
의식적으로 회사 얘기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엄마에게 내 회사 생활은 미지의 영역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출간 책을 통해 엄마가 내 회사 생활을 알게 되었다.
회사 관련된 책이지만, 그래도 출간된 기념으로 엄마에게 한 부 보내드리고 심심하실 때 읽어보시라고, 꼭 읽지 않아도 되니 어디 잘 꽂아두세요~ 하고 말씀드렸는데...
책을 보내드리고 며칠 뒤에 이런 카톡이 왔다.
카톡 보자마자 눈 밑이 시큰.
"아, 엄마~ 아침부터 이런 카톡 보내면 어떻게 해~ 울리지 마~" 하고 자연스럽게 답장했는데,
잠시 뒤에 눈물이 또르르 한 방울 떨어지고 말았다.
잘 커줘서 고맙다는 그 얘기가 왜인지 위로가 되었기 때문일까.
엄마표 응원과 격려의 말에 잠시 차가운 도시 직장인의 모습이 무너졌다.
내가 출간한 책은 일을 더 잘하고 싶은 직장인을 위해 AI를 활용하는 방법을 담은 책으로, 발랄한 일러스트와 만화가 포함된 유쾌하고 가벼운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어떻게 하면 일을 더 잘할까, 혼나고 깨지고 배워왔던 과정이 은연중 드러났나...
엄마의 시선에서는 그게 짠하고 기특하게 느껴졌나 보다.
회사 생활을 하면, 아니 나이가 들수록 누군가에게 칭찬받을 일이 사라져 버린다.
회사 일도 월급을 받으니까 당연한 일이고 내 생계를 꾸려간다고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을 수는 없는데, 엄마에게만큼은 회사 일을 해내는 것조차 칭찬할 일이었나 보다.
내 회사생활이, 살아남으려는 발버둥 쳐온 과정들이, 엄마에게는 잘 커준 아이의 성장 기록이었나 보다.
감성적인 책도 아닌데 이렇게 울 일인가 싶지만,
다시 한번 책 쓰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