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 회복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의 문

녹아내리는 시간 앞에서 흔들리는 마음

by 유니로그


분명 쉬고 있는 중인데, 왜 더 피곤한 느낌이 들까?

육아휴직을 시작한 지 어느덧 2주째.


‘쉬자’고 마음먹었을 때 나는 ‘회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지쳤던 몸과 마음을 충분히 쉬게 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출근을 멈추자마자 알게 됐다.
이건 회복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었다.


물리적인 시간은 생겼지만
그 안에는 쉴 새 없이 나를 향한 질문들이 몰려왔다.
“나는 이 시간을 어떻게 잘 써야 할까?”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건 뭘까?”


대만에 처음 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도피처럼 떠난 시간이었지만, 내겐 도전이었고
그래서 그 시간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았다.


매일 아침 8시에 일어나 출근하듯 어학당에 가서
수업을 듣고, 점심을 먹고 나면
아무도 시키지 않은 자습을 6시까지 했다.
해외에서도 나는 마치 회사 생활처럼 3개월 동안 살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 용기와 시간이 아이스크림처럼
순식간에 녹아버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지만, 마음의 조급함은 같다.
육아휴직으로 6개월의 재정적 안정감이 보장되었지만,
그 시간을 허투루 쓰면

또다시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버릴 것 같아 불안해진다.


조급한 마음에 나는 더 흔들리고, 더 헷갈린다.
글 한 편을 쓰는 데 하루가 걸리고
계획했던 독서 루틴은 지켜지지 않는다.

몸은 여전히 아프고, 감기에 한 달째 시달리는 중이다.

이 모든 것도 ‘변화에 따른 흔들림’이겠거니.
조급한 마음을 다시 한 번 눌러본다.


나는 이 시간을
‘회복기’가 아니라 ‘전환기’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하루 한 줄이라도 쓰고,
그냥 조잘거리는 스레드 글 하나라도 발행하자.


매일, 나에게 솔직하게 살아낸 하루라면
그 하루도 쌓여서
언젠가 다시 나에게 긍정의 힘으로 돌아올 것이다.


완성은 아직 멀었지만,
다음을 위한 준비는 이미 시작되었다.





비슷한 길을 걷는 누군가에게 작은 공감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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