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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 애니메이션에서 타이밍이란 무엇일까요.

애니메이션 지식 2

by 샘보리

이곳에 온 지도 어느덧 5년이 넘었네요.

어제는 팀 미팅 중에 많이 웃었습니다. 한 친구가 우리가 하는 프로젝트의 한 캐릭터를 흉내 내며 재미나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러다가 내가 항상 미팅에서 듣고 웃고 만 있으니, 약간 돌려서 '말을 잘 안 하는 사람의 속을 알 수가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더군요. 아마도 저에 대해서 조금 궁금한 듯하네요.

저도 일부러 말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원래 그냥 공석에서 말을 잘 못하는 사람입니다. 1 대 1로 있으면 그나마 좀 말을 좀 합니다. 그러나 외국에서의 미팅은 서로 빠른 속도로 여러 명이 대화를 하는데 거기에 참여한다는 게 쉽지가 않더군요. 그리고 여러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듣는 것만으로도 벌서 정신없고요.


말재간도 없지만 생각을 하다가 말을 하려면 말할 순간(timing)을 놓치곤 하더라고요.

젊었을 때는 '아 내가 왜 그때 말을 못 했지..' 하고 자책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마음은 생기지 않는 거 같아요.

그냥 그것이 자연스러운 제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뭐 그래도 정말 궁금하거나 제시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간간이 말을 하도록 노력합니다.


하지만 미팅 수다에 참여는 어려운 거 같네요. 아마도 언어도 영향이 있는 거 같아요. 한국말이면 좀 더 쉽게 참여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수다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어떤 불이익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냥 제 생각에, 뭐 저 같은 사람도 있어야지 하는 생각도 합니다.


신기한 것은 한국말을 어눌하게 하면 영어도 어눌하게 한다는 것.




저번시간에 애니메이션이란, 연속되는 이미지들을 빠르게 연속으로 보여줌으로써 우리 눈에 대상이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해서 만드는 영상기술이라고 했습니다.


그 영상에 쓰이는 이미지를 조금 더 전문적으로 표현하자면 우리는 그것을 프레임(Frame)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예로 1초(Second)에 24 장의 그림을 보여준다면 24 Frames/Sec라고 표현을 합니다.

*현제 영화로 만들어지는 필름은 보통 24 Frames/Sec이고요. 티브이는 보통 30 Frames/Sec.(요즘에는 기술이 좋아서 60 Frames/sec 텔레비전도 많다고 하네요.


그럼 타이밍(timing) 은 무엇일까요? 타이밍은 예를 들어 물체가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이동하는 것을 표현할 때 총 몇 개의 프레임들이 쓰였는가로 정의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동뿐만 아니라, 회전, 변신 등등 모든 움직임에 적용된다고 할 수 있어요)


아래 이미지를 보면 미라 장난감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지요. 이것은 45장의 이미지로 만들어져 있고요. 이것은 즉 45 타이밍, 즉 45 프레임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84 연속된 이미지를 이용해서 같은 위치로 미라를 움직이면 아래처럼 보여요.


이처럼 같은 위치로 물체가 이동할 때 이미지(Frame)를 많이 쓰면 우리는 물체가 느리게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고, 적게 쓰면 물체가 빠르게 느껴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다시 이야기하면,


어떤 움직임을 만들 때에 든 총 프레임 숫자 : 프레임 숫자는 결국 위의 예시처럼 보는 사람에게 물체의 움직이는 속도처럼 느껴지겠고요. 우리는 이것을 타이밍이라 부릅니다.


다음시간에는 스페이싱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어제는 바람이 엄청 불어 베란다에 있는 아내의 슬리퍼 한 짝이 날아갔습니다. 오늘 내려가서 잠시 찾아봤지만 찾을 수가 없네요. 한 짝남은 슬리퍼는 외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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