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일 동안의 유럽 자동차 여행
1년 넘게 여행을 지속하다 보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기동성과 자유였다. 짐 때문에 이동할 때마다 너무 고생이었고, 맘 편하게 투어를 이용하면 정해진 시간과 프로그램으로 좀 더 길게 보고 싶은 것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보기 싫은 것도 다 같이 봐야만 핬다. 그래서 이번 유럽여행은 우리에게 딱 맞는 자동차 여행을 하기로 결정했다.
프랑스에는 무관세 차량이용서비스가 있다. TT Car(Transit Temporaire)라고 하는데 임시통관 차량을 서비스하는 회사이다. 유럽 외 지역 거주자가 프랑스 본토에서 신차를 무관세로 구매하고 일정 기간 사용할 수 있는 제도이다. 관세 및 VAT(부가세)가 면제된 차량을 단기간(일반적으로 15일 이상 최대 6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고, 등록 번호판(임시 TT 번호판)을 부여받아 유럽 내 자유 이동이 가능하다.
직접 TT Car사이트에서 받은 견적과 카톡에서 시트로엥 유로패스 코리아에서 받은 견적이 얼마 차이가 나지 않아서 한국말로 편하게 안내받고 궁금한 것을 질문하기 위해서 카톡으로 신청하게 되었다.
내가 고른 새 차량을 인수받아 예약한 기간 동안 여행하고 다시 반납하는 시스템이다. 인수장소와 인도장소는 처음 신청할 때 고를 수 있다. 픽업과 반납은 유럽 내 지정되어 있는 여러 곳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고 반납할 때 변경을 하고 싶으면 일정 수수료를 내고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편하게 카톡으로 운전면허증과 여권을 사진 찍어 보내고 집주소와 카드정보를 알려주면 시트로엥 코리아 직원분이 본사에 계약 접수를 진행하는 시스템이다. 계약금 40%를 입금하면 계약이 완료된다. 잔금은 픽업일 한 달 전에 그 당시의 환율로 계산된다.
프랑스 회사 차량인 르노 (Renault), 푸조 (Peugeot), 시트로엥 (Citroën), DS 오토모빌 (DS Automobiles)의 차량 중에 선택할 수 있었다.
경치 좋은 곳에서 캠핑여행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차박도 가능한 SUV차량을 렌트하기로 했다. 몇 가지 비교해 보다가 우리가 원하는 날짜에 수령이 가능했던 소형 SUV인 시트로엥 뉴 C4로 신청했다. 원하는 모델로 신청해서 견적을 받지만 색상이나 가솔린인지 디젤 차량인지는 알 수 없었다.
유럽에 도착하기 두 달 전에 신청하고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카톡으로 연락이 왔다.
무료로 우리 차를 업그레이드해준다는 소식이었다. 훨씬 좋은 걸로 바꿔준다는데 일단 의심부터 했다. 괜히 연비도 비교해 보고 나 그렇게 쉬운 사람 아니라는 표현을 하고 나서 검색을 했다.
조금 검색해 보고 바로 연락을 했다. “아이고, 저야 감사하죠” 하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찾아보니 현대와 제네시스의 관계랑 비슷한 시트로엥의 고급라인이라고 한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의전차량이기도 하다.
DS7 auto GPS 모델이고 상위에서 두 번째로 좋은 트림이었다. C4는 휘발유였는데 새로 업그레이드된 차량은 더 저렴했던 디젤이라서 좋았다.
운이 좋았다. 너무 좋았다. 직원분의 말로는 해당 연도 실적 때문에 이런 일이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ㅎㅎㅎㅎ
89일 동안 보험 등 모든 비용을 합해서 총 리스 비용은 2,849.4유로가 나왔다. 한화로 약 4,600,000원이었다. 당시 환율로 하루에 약 오만천 원 정도 되는 셈이다. 기름값과 주차료, 통행료까지 합치면 많이 부담되는 금액이다. 하지만 우리 여행 스타일에 딱 알맞은 선택이어서 다시 유럽여행을 간다 해도 우리는 또 리스를 할 것이다.
여행을 하며 비행기를 타면서 종종 겪었을 연착과 수화물에 대한 분실, 파손우려, 추가비용도 걱정을 해야 되고 공항부터 숙소까지 이동도 힘들었을 것이다. 장시간 기차나 버스이동으로 인한 피로함과 매번 짐을 쌌다 풀었다 하는 과정을 더 이상 겪고 싶지 않았다. 매번 도시마다 차량을 렌트하는 것보다는 훨씬 저렴했다. 더군다나 새 차다. 15일 이상의 유럽 장기여행은 리스차량을 고려해 보는 것을 정말 추천한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우리 차를 처음으로 만났다. 직원분께 간단히 절차와 차량에 대해 설명을 듣고 차를 보러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차량 색상을 처음으로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내심 빨간색을 원했지만 짙은 회색이 당첨됐다. 대신 번호판이 빨간색이었다. 우리나라의 임시 번호판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우리가 반납하고 나서는 다른 번호로 바뀐다고 한다.
빨간 번호판 덕분에 어딜 가나 시선이 집중됐다. 독일의 아우토반을 달리고 있는데 앞으로 경찰차가 오더니 팔로우 미라고 전광판(police LED sign)을 켜서 갓길로 따라갔던 적이 있었다. 왜 번호판이 빨간색이냐고 물어봐서 프랑스 렌터카라고 설명하고 여권과 운전면허증 보여주고 풀려(?) 났던 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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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많은 유럽국가에서 디젤이 휘발유보다 저렴했다. 간혹 디젤이 오히려 더 비싼 나라도 있었다. 유럽 전역에 있는 TotalEnergies라는 흰색 간판 주유소를 자주 이용했다. 근처 주유소 보다 평균적으로 저렴했었다. 우리나라와 달랐던 점은 고속도로에 접해있는 주유소가 제일 비싸다는 점이었다.
주유구를 열면 차에 넣을 수 있는 알파벳과 숫자가 적혀 있기 때문에 주유기계를 보고 내가 원하는 기름을 넣으면 된다.
우리는 디젤 중 B7을 넣고 다녔다. 차량을 세우고 주유소랑 같이 운영하는 상점으로 들어가서 기계 넘버와 주유할 기름 명칭을 얘기하면 된다. 피차 영어가 어색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영어와 함께 손가락으로 숫자를 얘기하면 대부분 알아듣는다.
2024년 8월 경,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는 리터당 1.5유로가 넘는 금액이었다.
밖에 차를 가리키고 ”No. 7, Normal Deisel, 40 Euro “가 끝이다. 그래서 처음 기름을 넣을 때 한 칸에 얼마 정도 들어가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대충 계산해서 정확한 금액을 얘기하는 것이 나중에 일이 덜 번거롭다. 가득 채우고 싶을 때는 우리나라처럼 선결제로 넉넉하게 결제하고 나중에 환급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처럼 바로 환급이 되지 않아서 나중에 꼭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결제를 하고 영수증을 두 장 받아온다. 한 장은 상점 밖 주유소에서 아까부터 나를 바라보던 관리자에게 건네주면 된다. 내가 결제를 하고 주유를 하는 건지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잘 모를 때는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면 된다. 내가 묻기도 전에 친절히 다가와 도와준다.
우리가 이렇게 많은 거리를 이동할 줄 몰랐던 차량 인수를 돕던 직원은 디젤차량에 필수인 AdBlue(요소수)는 신경 안 써도 될 거라 했지만 반납 전까지 다섯 번을 채워 넣었다. 주유소에서 팔기도 하고 주유 기계에서 넣을 수도 있었다.
참고로 거의 모든 주유소에 유리 닦는 도구와 비눗물이 비치되어 있었다. 무료로 이용 가능해서 매번 닦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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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유럽 자동차 여행을 하면서 가장 신경이 많이 쓰였던 것이 바로 주차다. 국경을 넘을 때마다 달라지는 표지판은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알 수 없는 말들로 쓰여있는 경고문은 번역을 해도 너무 어려웠다.
유럽에는 특히 노상주차가 많았다. 공영주차장은 우리나라와 똑같은 시스템이어서 별 어려움이 없었는데 노상주차가 문제였다. 스페인은 주차구획의 색상으로 무료주차가 가능한 시간을 구분해 놓았다.
내가 주차한 시간을 표시하기 위한 디스크를 차 앞유리에 두면 그걸 보고 해당차량의 무료주차시간을 판단하는데 유럽전역에서 같은 방식이 쓰인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같은 여행객은 주로 유료주차장을 가고, 현지 주민들이 마트·관공서·학교 근처에서 잠깐 주차할 때 주차하는 블루존을 갈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디스크가 없어도 무방했다.
여행을 시작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쉽게 주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유럽에서 많이 쓰는 EasyPark(이지파크)라는 주차어플이 있었다.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등 유럽 20여 개국에서 사용 가능한 주차어플이다. 주변 주차장을 찾아주고 앱으로 결제와 연장도 가능해서 관광이 길어진다 싶으면 쉽게 연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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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랑 다른 점
도로 위의 무법자가 되고 싶지 않다면 알고 가면 좋을 것 같다. 한국에서 15년 넘게 운전하면서 무사고였고 단속 한 번 걸린 적이 없었기에 자신감이 있었지만 유럽에서 과속단속 2회, 역주행 2회를 해버렸다.
중앙선이 황색이 아니다. 흰색 실선 또는 흰색 점선이다. 마치 일방통행길 같은데 반대편에서 차량이 오면 깜짝 놀랄 수 있다. 중앙분리대가 있거나 물리적으로 반대편 차선을 구분하는 뭔가가 없다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 주변 경치에 한눈팔려 정신 못 차리다가는 나처럼 역주행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유럽의 도시는 차와 사람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었다. 포르투갈 리스본과 체코 프라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많은 유럽도시에서는 트램과 도로를 공유하기 때문에 잘 살펴야 한다.
독일 북부와 네덜란드를 지나며 점점 자전거가 많아지는 것을 느꼈다. 유럽, 특히 북유럽 쪽은 확실히 차량보다 자전거가 많았다. 자전거 전용신호도 있었고 자전거 도로도 넓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숙소에서 무료로 자전거를 빌려줘서 타봤는데 평균신장이 세계에서 제일 큰 나라답게 안장을 가장 밑으로 내려도 땅에 발이 닿지 않았다. 짜증 난다. 쳇.
운하가 많은 도시인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이나 노테르담을 여행하면서 영화 인셉션의 한 장면처럼 들어 올려지는 가동교를 많이 볼 수 있었다. 다리 밑으로 배들이 지나갈 때 열리는데 한국사람으로서 기다리기 힘들었지만 좋은 구경거리였다.
차를 탄 채로 선박이나 열차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었다. 독일에서 덴마크 코펜하겐을 갈때 육로 이동보다 시간도 아낄 수 있고 흔치 않은 경험이라 배를 탔었고, 한번은 독일 내에서 이동할때도 강을 도강하기 위해 배를 탔었다.
스위스 체르마트 일부 지역은 워낙 험준한 산악지형이라 도로가 없거나 위험하기 때문에 기차에 차량을 싣고 안전하게 이동하기도 한다. 체르마트 자체도 공기오염을 막기위해 내연기관 차량의 진입이 통제되고 있었다.
도로에 안전을 위해 설치하는 요철식 험프가 아니라 도로 자체를 좌우로 굽이치게 설계해서 직선 주행을 막고 속도를 줄이는 장치인 Chicane (시케인)도 덴마크와 독일, 네덜란드 쪽에서 볼 수 있었다. 길도 잘 몰라서 과속할 일이 없겠지만 우리나라 내비게이션처럼 과속방지턱을 알려주지 않으니 조심해야 한다.
사실 가장 적응이 힘들었던 것은 회전교차로였다. 대부분이 신호등인 우리나라와 달리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모든 교차로에는 회전교차로가 설치되어 있다. 이미 경험한 해외 도로에서 경험해 봤기 때문에 사실 회전교차로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방향지시등이 문제였다.
우리나라랑 마찬가지로 반시계방향인 건 똑같지만 방향 지시등을 진입 시에 좌측으로, 회전교차로를 나갈 때 우측으로 켜야 한다. 바로 교차로를 빠져나갈 경우 좌측신호를 우측신호로 바로 바꿔야 하는 것이 어려웠다. 회전교차로의 모든 차량이 방향지시등을 켠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는 우리나라 사람들 때문에 외교부에서도 안전지침이 내려온다고 한다.
서울에서는 회전교차로를 경험해 보기 쉽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진입 시는 아니지만 나갈 때는 우측 방향지시등을 켜야 한다는 것도 나중에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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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통행권
우리나라 하이패스 같은 시스템이 나라별로 다르다. 화폐도 통일시키고 국경이동도 자유롭지만 각 나라의 도로 사용료는 제각각이다. 무료도로를 찾아다닌다면 필요 없지만 유료도로를 잘못 탔다가 걸리면 벌금이기 때문에 해당국가를 여행할 때는 미리 잘 찾아봐야 한다.
동유럽 쪽 국가들을 여행할 때 비넷(Vignette)이라는 티켓이 필요했다. 우리가 갔던 국가 중에는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가 필요했었다. 국경을 넘을 때 핸드폰으로 검색해서 쉽게 e- 비넷을 구매할 수 있었다. 나라마다 다르지만 짧게는 10일짜리도 있었고 스위스는 1년 단위로만 판매하고 있었다.
철저한 준비에도 우리는 단 한 번도 단속에 걸린 적은 없었다. 아쉽…
독일과 벨기에, 네덜란드 등은 통행료가 따로 없었고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포르투갈은 톨게이트 방식이었다. 우리나라 하이패스처럼 이용가능한 차선이 따로 있는데 그 표시가 없는 쪽으로 가서 통행권을 뽑고 고속도로에서 나갈 때 톨게이트에서 지불하면 된다.
차선에 잘못 들어왔어도 멈추지 말고 그냥 통과하고 나갈 때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기계에 호출버튼을 눌러 티켓이 없음을 알리고 출발한 도시를 얘기하면 계산해 준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나올 때 한번 실수를 했는데 다행히 잘 처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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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
과속카메라의 위치나 경찰 단속위치를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은 불법이다. 대표적으로 Waze라는 어플이 있다. 아랍에미레이트와 오만 등 중동지역에서 잘 쓰고 다녔는데 유럽은 불법이었다. 독일에서 단속에 걸리면 벌금이 75유로라고 한다. 모르고 잘 쓰고 다니다가 나중에 알게 되어서 구글맵만 이용해서 다녔다. Waze앱 자체를 단속하는 줄 알았는데 GPS를 이용한 일반 내비게이션은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과속단속카메라 위치 찾는 기능을 끄고 사용한다면 구글맵을 더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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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태료
유럽여행 두 달 쯤 접어들었을 때쯤 엄마한테 연락이 왔다. 집으로 우편이 왔는데 외국에서 온 거 같다고 확인해 보라는 내용이었다.
스페인에서 날아온 과태료 고지서였다. 렌터카가 아니라 임시이긴 해도 내 소유의 차량이기 때문에 나에게 청구된 거 같다. 스페인어를 몰라도 숫자만 읽었을 때 120km 도로에서 143km로 달린 거 같다. 한 번 찍힌 거 같았는데 한국집으로 고지서가 날아가는 줄은 몰랐다. 어차피 임시번호판이고 차량을 반납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여권까지 새로 발급받으면 나에 대한 정보를 더 이상 알 수 없어서 내지 않아도 된다는 글을 봤는데 그러고 싶지 않았다. 100유로라는 큰 금액이었는데 기한 내에 납부하면 50%를 감면해 준다. 같이 받은 다른 종이에 납부방법도 쓰여 있어서 인터넷으로 납부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독일에서 날아온 고지서 한 장을 서울의 엄마한테 또 받았다. 와이프가 잠깐 운전을 한 적이 있었는데 70km 도로에서 84km로 달려 40유로의 벌금이 나왔다. 독일에서 저 구간은 얼굴 사진도 찍어준다. 우리 엄마가 농담으로 며느리 얼굴을 이렇게라도 봐서 좋긴 하다고 하셨다.
납부기간까지 기간이 남아있어 한국에 돌아온 후 처리하려고 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납부 방법을 문의했는데 문의메일 잘 받았고 곧 알려주겠다는 회신을 끝으로 연락이 없어서 납부를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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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차량 번호판
유럽 자동차여행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다. 유럽의 EU에 가입한 나라들은 나라들은 EU 권고 기준에 맞춘 통일된 형식의 차량번호판을 쓰고 있었다. 별 12개의 원형이 그려져 있는 파란 색띠가 왼쪽에 있고 띠 하단에 나라를 구분하는 알파벳이 있다. 새로운 나라의 차량을 볼 때마다 괜히 나만의 컬렉션을 만들고 싶어서 찍었는데 꽤 많이 모았다. 와이프는 세계의 신호등을 모았는데 나중에 와이프와 시간이 허락한다면 시리즈로 만들어 보려 한다.
유로 가입국이 아닌 우크라이나와 스위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차량도 만났는데 유로 국기만 들어가면 같아 보일 정도의 디자인이었다.
EU 안에서 다른 나라를 오갈 때 별도의 국가 식별 스티커가 필요 없어져서 여행의 편의성이 높아졌다고 한다.
EU 회원국들이 선택적으로 채택하여 대부분 나라가 도입했지만 법적인 강제는 아니라고 한다.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주차 기계에 정산을 시도할 때마다 각 나라별로 알파벳과 숫자의 배열이 달라서 걱정했는데 정산에 실패했던 적은 없었다.
89일 동안 우리의 발이 되어준 차는 마지막으로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메일로 연락이 오는데 새 차의 약 25%가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었지만 우리는 한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아쉽지만 보내줄 수밖에 없었다.
서론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와이프와 함께 오랜 기간 여행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맞는 여행방식을 찾을 수 있었다. 예전 20대 때 여행을 했을때는 언제 다시 오겠냐는 생각으로 내일이 없는것처럼 돌아다녔고 앞으로 50,60대가 되어 여행을 할때는 지금과는 또 다른 방식을 찾을 것이다.
우리의 지금 여행은 너무 고생스럽지 않고 여유가 느껴져야 했다. 도시 간 이동 같은 큰 틀에서의 계획은 했지만 너무 계획에 얽매이는게 싫었다. 결국 못 보거나 못하게 되더라도 시간에 쫓기지 않기로 했다.
육체적으로 힘들면 여행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잠도 충분히 자고 한식 위주로 먹으며 컨디션을 관리했다. 관광이나 액티비티도 특별한 것을 따로 하진 않아도 남들 다 하는 기본적인 것은 하려고 노력했다.
둘 다 건축물 보고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을 좋아해서 유럽에 많이 몰려 있는 유명한 건축물들을 찾아다녔다.
육체적으로 덜 힘들고 건축물들을 찾아다면서 여유롭게 시간을 쓰기 위해서 자동차 여행을 선택한 것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다음 여행은 본격적인 유럽여행의 시작, 스페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