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엑스트라

by 공개된 일기장

전쟁이 나도 나는 영화 속 픽픽 쓰러지는 조연이 아닌 주인공처럼 끝끝내 죽지 않고 기어이 살 것 같았고, 어떠한 시련이 와도, 박새로이처럼 모든 것을 이겨내고 자수성가로 성공할 것 같았다. 그러나 해가 지나면 지날수록, 나 또한 세상 속 주연이 아닌 조연, 아니 어쩌면 엑스트라라고 느낀다. 어쩌면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부정해 왔을지도 모른다. 남들과 다른 인생을 살고 싶었지만, 남들과 같은 인생을 살고 있었고 어쩌면 남들보다 못한 어정쩡한 삶인 것 같기도 하다. [대학-군대-취준-취업-결혼-은퇴]라는 정형화된 길을 걸어야 조연이라도 될 수 있는 것인지, 그 외의 길은 엑스트라인지 주연인지, 혹은 그 정형화된 길이 주연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한다. 오늘도 나는 이상과 현실이 맞닿아지고 있는 경계선에서 혼돈으로 머릿속을 채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