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이라는 것은 없잖아. 모든 길에는 시작과 끝이 있고, 환멸과 허무가 결국 종점에 있는데, 그 길을 손 잡고 걸어가는 것이 정말 이상해. 회의감. 그래 이 감정은 딱 회의감과 허무함. 노트에 글을 끄적여 누군가 내 글을 보고 한 명쯤은 공감이라는 것을 해주겠지. 한 명이라도 누군가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겠지. 그냥 나는 그렇다고. 그러니 너도 그렇냐고. 글을 하나둘씩 쓰는 것이 나도 모르는 사이 습관이 되었고, 메모장을 켜보니 꽤 쌓여있더라고. 책상 위 펼쳐놓은 일기장처럼 글을 하나둘씩 올리기 시작했어. 머릿속에서 메모장으로. 메모장에서 블로그로.
언젠가 하나의 꾸러미로 모아 책으로 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별거 없지만 단단하고, 가볍지만 집중되는. 그랬으면 해. 별거 없는 사람이 쓴 그냥 별거 없는 글들. 딱 그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