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proust effect
너무도 오랜만에 노트북을 펼쳐 놓고 그 앞에 앉아 있다. 무슨 이야기를,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써야 할지......
그냥 깜빡거리는 마우스 커서만 바라보는 중이다.
분명히 쓸 이야기가 있을 건데 막상 떠오르지 않는다.
두 달여 동안 정신없이 몸과 마음이 아팠다.
줄줄이 비엔나소시지처럼 끝날 것 같은데 좀처럼 끝나지 않은,
그다음의 또 다른 것들이 기다리고 있는
‘얼른 그대의 손에 잡혀주세요.’ 하고 말하는 듯했던 느낌.
아직까지도 과거에 얽매여 지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지나온 석 달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1분이 1시간 같았고,
1시간이 하루 같았고,
1일이 1개월 같았던 시간들.
누군가 나의 손을 잡고 맨홀에서 꺼내주기를 바랬다.
발버둥 치면 칠수록 진흙 속으로 더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힘없이 넘어질 수는 없는데
이대로 허무하게 무너질 수는 없는데,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은데.
그동안 모든 것들을 참고 지냈던 것들이 억울했다.
천천히 빛을 보기 시작했고,
다시 지인들을 만나서 수다를 떨기도 했으며,
잠시 놓았던 펜을 다시 들었다.
석 달 후 지금,
이제는 어느 정도 마음이 편해졌다.
다시 행복을 찾게 해 준 나의 마음에 감사한다.
늘,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