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음에는 벌써 눈이 내립니다

18. 너를 보고 싶다고 말할 수 없어

by 하희

2025. 6. 22. 일요일 01:48 AM.

새벽 시간이라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그동안 꾹꾹 눌러놓았던 너를 향한 마음이 터질 것만 같아서 그러는지 제대로 알 수 없지만

산바람이 차갑게 부는 나무들 사이에 홀로 서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밤하늘만 응시하고 있어.

너에게 연락이 오지도 않는 휴대전화만 만지작거리며

내가 먼저 연락을 해볼까? 망설이다가

답답한 마음에 한숨만 내쉬며 체념하고 그냥 주머니 속으로 깊게 집어넣었어

내가 좋아하는 것조차 모르고 있을 너에게

입 밖으로 ‘널 좋아해, 보고 싶어.’라고 너에게 말하는 순간

지금 같은 관계마저도 멀어질까 봐, 끊어질까 봐

다시는 볼 수 없을 것만 같아서 차마 아무런 말도 내뱉지 못하겠어.

혹시 말이야, 너는 이런 나를 눈치채지 못했을까?

아니면, 이런 나를 알고 있지만 그저 모르는 척하고 있는 거 아닐까?

널 만나려면 아직 5일이나 남았는데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바램이야.

내가 약속한, 내가 널 보러 가기로 한 그날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혼자 상상하며 웃었어.

서로의 바쁜 일정을 마친 2주 뒤의 모습.

워킹우먼처럼 깔끔한 세미 정장을 입고 갈까?

아주 편한 꾸안꾸 차림으로 흰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운동화 신고 갈까?

머리 스타일은 어떻게 하지?

귀엽게 올림머리를 할까?

아니면 그냥 포니 스타일로 하나로 묶을까?

나를 보면 반갑게 맞아줄까? 그래 줄래?

너를 너무 보고 싶은데, 가슴이 터질 듯이 너를 너무 보고 싶어서

그 장소에 이미 도착해있다면 얼른 달려가서 보고 싶었다고 안고 싶은데 그렇게 할 수가 없어.

그러면 네가 당황스러워하며 차갑게 밀쳐낼 것만 같아서.

그러면 영영, 다시는 너를 볼 수 없을 것만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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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의 마음은 아직 숨겨놓고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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