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스트 운동과 소크라테스: 고대 그리스의 계몽주의 시대
고대 그리스에서, 플라톤 이전 대부분의 자연 철학자들은 진리에 이르기 위한 인간의 능력을 무의식적으로 전제하거나 그런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기원전 5세기 무렵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자유 사상과 개인주의가 발전했고, 다양한 사상의 유입에 의해 기존의 종교와 자연철학들이 비판적으로 검토되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들은 인간이 자연에 대해 참된 진리를 발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절대적으로 올바른 도덕은 없다고 생각했다. 윤리적 상대주의의 극단적 입장에 서서, 나나 타인이 각자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실제로 참이고 따라서 기존의 도덕이나 관습을 따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철학자들도 있었다. 이런 입장들은 개인적 이기심을 정당화하고 기존의 윤리를 훼손했지만, 한편으로 인식론, 논리학, 윤리학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 시기는 근대 계몽주의 시대처럼 도덕적, 종교적 개혁이 일어난 시기는 아니었고, 기존의 도덕과 종교를 보다 합리적으로 만들고, 철학적으로 더욱 더 발전시키는 시기였다.
소피스트(Sophist)
이 시기의 철학을 주도한 사람들은 소피스트(Sophist)라고 불리는 사람들이었다. 소피스트는 원래 지혜로운 사람을 뜻하는 말이었지만, 이 시기에는 수사학이나 웅변을 가르치는 교사를 소피스트라고 하였다. 즉 소피스트는 논리적으로 사람들을 설득하는 법을 가르쳤다. 그들은 교육이라는 실제적인 목적을 염두에 두고 변증학, 문법, 수사학, 웅변 등의 주제를 연구하기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 인식론, 논리학, 윤리학, 정치학의 발전에 기여했다. 소피스트들의 인식론 및 윤리학은 대체로 부정적, 상대주의적이었다. 객관적 진리는 없거나, 있더라도 알 수 없고 주관적 의견이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상대적인 진리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 보편적이기 때문에 실제로 도움이 된다는 실용주의적 입장이었다.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들의 회의주의에 맞서 사람들에게 지식과 덕에 대한 사랑을 일깨우려 했다.그는 대화를 지적 탐구의 기술로 삼았다. 일반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지만 모호한 개념에서 시작해서, 대화를 통해 점차 명석판명한 개념에 도달하는 것을 즐겼다. 그리고 그런 대화를 통해 사람들을 일깨우고 지식과 덕에 대한 사랑을 불러일으키려 하였다. 그는 지식이 곧 덕이라고 주장했다. 그에게 진리, 선(善)에 대한 지식은 단순한 앎이 아니라 실천적 확신이었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는 사람의 선한 마음에 대해 낙관했다. 사람은 의도적으로 악을 행하지 않고, 비의도적으로 선을 행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소크라테스 사후에 그의 가르침은 플라톤, 키레네 학파와 견유학파로 이어진다. 키레네 학파는 후에 에피쿠로스 학파가 되고, 견유학파는 스토아주의로 이어진다. 에피쿠로스 학파는 쾌락, 즐거움이 삶의 목적이라고 주장한데 반해 견유학파는 금욕주의를 통해 마음의 평정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크라테스의 주장이 완벽히 체계적이지는 않았고, 서로 모순되는 다양한 측면을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