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이데아와 우주론
이 글에서는 플라톤의 이데아(Idea) 개념과 우주론을 다루어 보겠습니다. 이데아는 간단하게 표현하면 객관적으로 실재하는 하나의 이상(理想)입니다. 플라톤에 따르면, 최고의 이데아는 선(善)의 이데아입니다. 선, 좋음, 올바름 등의 이데아는 이데아 중에서도 최고의 이데아이고, 심지어 우리의 세계가 존재하기 전에도 존재했다고 플라톤은 주장합니다. 이데아 이론은 선과 악의 가치판단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우주의 기원에 대한 이론이면서 도덕 이론이기도 합니다. 도덕적 이데아를 기반으로 한 세계관은 도덕적, 목적론적 세계관이라는 점에서만 본다면 불교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고, 기독교적이기도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철학과 종교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는 윤리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플라톤의 "이데아(Idea)" 개념과 우주론
플라톤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과 개념에는 그에 상응하는 보다 완전하고 본질적인 이데아가 사물, 개념보다도 먼저 존재하고, 우주 안의 모든 것들은 이데아의 불완전한 모사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데아는 어떤 존재나 개념들의 본질을 지칭한다는 점에서 관념적이지만, 추상적이지 않고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보았다.
그는 이데아들로 이루어진 이데아들의 세계가 실재한다고 주장한다. 최고의 이데아는 선(善)의 이데아로써 인간의 이성, 심지어 신의 이성까지도 선의 이데아를 지향한다. 만약 그의 주장대로 선에 대한 이데아가 존재한다면, '어떤 행동이 선한 것인가'에 대한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이 존재한다. '선' 이나 '도덕' 등에 대한 객관적이고 이상적인 기준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는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데아가 사물이나 개념 이전에 존재했다고 주장하려면, 이데아가 어떻게 사물, 개념들로 변할 수 있는지 설명해야만 한다. 그래서 플라톤은 ‘질료’라는 요소를 도입한다.
질료는 이데아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지각할 수 없는 어떤 것이고, 이데아와 질료의 상호작용으로 세계가 만들어졌다. 질료는 이데아에 대립하는 존재로써 이데아의 실현을 방해했고, 따라서 세계가 이데아에 비해 불완전한 것은 질료 때문이다. 인간의 영혼은 순수한 이데아의 세계를 볼 수 있었는데, 육체와 결합하면서 이성적 부분과 비이성적 부분으로 나누어졌다. 영혼은 이전에 이데아를 볼 수 있었기에, 이데아의 불완전한 모방인 현상 속에서도 이성적 사유에 의해 이데아를 인식할 수 있다.
이 설명에는 두 가지 해명해야 할 점이 있다. 1) 이데아는 왜 질료와 섞이게 되었는가? 2) 영혼은 왜 육체와 결합했는가? 이 두 질문에 플라톤은 합리적으로 답하지 못했다. 첫 번째 질문에 답하기 위해 플라톤은 신화적, 형이상학적 우주론을 제시한다. 데미우르고스라는 신이 질료를 이용해, 이데아의 형상에 따라 세계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질료와 이데아는 신이 창조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존재했다. 그렇다면 왜 데미우르고스는 세계를 만들었는가? 최고의 이데아는 선(善)의 이데아로써 가장 완전하고 가장 선하고 가장 아름답기 때문에, 신을 포함해 모든 존재는 이데아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는 두 번째 질문에도 신화적인 설명에 의존한다. 데미우르고스가 만든 이성적이고 순수한 영혼은 별에 살고 있었고 이데아의 세계를 볼 수 있었는데, 감각 세계에 대한 열정에 사로잡혀 신체에 갇히게 되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