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 솔직, 숨기기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내가 싫어하는 부류의 사람을 저격할 때면 어쩐지 꼭 나와 그 사람이 정상인 같고, 싫어하는 사람은 역시나 누구나 싫어하는 비정상인인 것 같아 신이 난다. 그런데 만약 그 저격의 대상이 내가 될 때면 수많은 변명을 하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나는 상황이 달랐잖아. 난 항상 열심히 하다 잠깐 길을 벗어난 거잖아.라고 외쳐보지만 그거야 내 사정이고 나를 모르는 사람들은 결국 나의 이러한 사정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는다. 내가 그랬으니까. 그렇다면 이렇게 미움이 마음속에 가득한 날엔 어떻게 해야 할까? sns에 한바탕 누군가를 저격하는 글을 올리고 같이 욕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찾고 싶지만 그건 서른 살이 넘은 내가 하기엔 너무나 유치하다. 그렇다고 마냥 미움 마음을 내가 안고 가기엔 난 그렇게 쿨한 사람이 아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니 쪼잔한 것 같아 그나마 마음 통하는 누군가에게 털어놨더니 오히려 미움 마음 더하기, 이걸 그 사람에게 말하면 어쩌지 걱정까지 추가되어 버린다.
도대체 멋쟁이 어른들은 미운 사람을 보고 미운 마음이 가득할 때 어떻게 이겨내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