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아침의 등굣길
비가 내리던 아침이었습니다.
창밖 너머로 높은 산에 구름과 안개가 뒤섞여 있었습니다.
도시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풍경이었습니다.
운전을 하며 ‘참 멋지다’ 하고 생각하던 순간, 큰아이가 물었습니다.
“엄마, 저거 안개야? 구름이야?”
조금은 섞여 보이는 하늘이 아이에게도 신기했던 모양입니다.
며칠간 아이들과 함께 등하교를 하면서 도시에서는 보지 못했던 장면들을 자주 만났습니다.
‘아, 이 풍경을 보려고 내가 농어촌 유학을 왔나 보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습니다.
학교에서 열린 간식 행사
학부모회에서 전교생을 위한 간식 나눔 행사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게임을 통과할 때마다 간식을 하나씩 받는 방식이었는데,
전교생이 50명 남짓이라 모든 아이들의 얼굴을 다 볼 수 있었습니다.
큰아이는 뽑기에서 5등을 뽑아서
아폴로 과자를 받았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앉아서 간식을 먹는 모습을 보니,
학교에서 잘 지내고 있구나 싶어 마음이 놓였습니다.
둘째는 운 좋게 1등을 뽑아서
학부모들의 축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나는 그냥 아폴로가 먹고 싶었어.”
귀여운 한마디에 웃음이 났습니다.
점심시간의 자유로운 모습
체육관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예전 학교에서는 안전을 위해 요일별로만 교실 밖 놀이가 허락되었지만,
여기서는 점심시간마다 마음껏 뛰어놀 수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니, 저까지 기분이 환해졌습니다.
특히 둘째는 농어촌 유학을 함께 온 친구와 신나게 뛰어놀았습니다.
“그 친구랑 놀면 너무 재미있어!”라는 말이 빈말이 아니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로켓 과학교실
주말에는 아이들이 기다리던 물로켓 과학교실이 열렸습니다.
포장된 물로켓 상자를 보는 순간부터 아이들의 얼굴은 들떠 있었습니다.
발사대와 펌프를 이용해 로켓을 날리는 순간,
아이들의 환호성이 운동장을 가득 메웠다고 합니다.
그 시간 동안 저는 농어촌 유학을 함께 온 학부모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먼저 와 있던 분들이 생활 팁과 경험을 나눠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이들만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인 저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함께하는 저녁 식사
저녁에는 주말에 아빠들이 내려온 세 가족이 모였습니다.
숯불을 피우고 고기를 구우며, 야외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아이들은 서로 섞여 놀며 웃음소리를 쏟아냈습니다.
마치 여행을 온 듯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식사 도중 둘째가 말했습니다.
“엄마, 나 행복해!”
그저 밥을 먹다 무심코 던진 말 같았지만,
우리 부부에게는 그 한마디가 너무 고맙고 뭉클했습니다.
아이의 행복이 곧 우리의 위로가 되었습니다.
우리 부부의 고민과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듯했습니다.
작은 변화의 시작
아직은 어색하고 가끔은 힘든 순간도 있지만
아이들이 웃고 뛰고, 재미있다고 말하는 순간을 보며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농어촌 유학이라는 큰 도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아이들의 작은 변화들이 제 마음에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감동의 반전
나중에야 작은아이의 속마음이 밝혀졌습니다.
“사실... 그때 배가 너무 아팠는데,
버섯구이를 먹었더니 배가 안 아파서 행복하다고 말한 거야.”
그 순간, 우리 부부의 감동은 순식간에 증발했습니다.
아이의 따뜻한 말이 버섯 때문이었다니,
허무하면서도 웃음이 났습니다.
조금 허무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웃음이 났습니다.
‘그래, 이게 아들 키우는 맛이지.’
감동을 줬다가 뺏어가는 이들...
결국 웃음로 마무리 하는 인물들ㅋㅋ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우리 집 진짜 행복의 비밀은... 버섯구이였다는 것을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