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에 오래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되었던 예배가 비로소 대면 예배 방식으로 진행되어 모처럼 교회를 다녀왔습니다. 출석 교회가 자가운전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지라 그동안 온라인 예배에 길들여져 있던 몸을 재촉하여 교회를 가자니 가족 모두가 호들갑을 떨어야 했습니다.
"습관이라는 것이 무섭네. 교회 가는 일이 이렇게 힘드니......"
아내가 차 속에서 화장을 고치면서 했던 말입니다.
목회자의 딸로 태어나 성장기 모두를 교회 내의 목사관에서 살았으니 아내에게 교회란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장소였고, 주일 성수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기독교인으로서의 의무였습니다. 덕분에 나도 더불어 주일 성수를 철저하게 지키게 되었고, 딸도 교회학교 초등부 시절에 집안 일로 가족 모두가 미국을 가게 되어 부득불 주일에 교회를 가지 못했을 때를 제외하고서는 6년 동안 교회를 빠진 적이 없었을 만큼 주일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랬던 것이 코로나라는 바이러스 때문에 예배라는 당연한 행위가 힘들어졌습니다. 물론 교회라는 것이 건물과 같은 구조물의 모습을 갖춘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오랜만에 만나는 교인들의 모습이 반가웠습니다. 그러나 이 만남이 언제 중단될지 모를 일입니다. 상황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가 수시로 변하니 말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지금의 상황이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 사스나 에볼라와같은 전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는 이전의 전조와는 많이 다르다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온세계가 기상 이변으로 몸살을 앓는 일이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의 어려운 만남이 길어지고, 심지어 기약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런 생각이 쓸데없는 기우이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라는 영화가 있습니다.제정신이 아닌 장군의 망상에 의해 핵폭탄이 터진다는 내용으로 핵전쟁의 위험을 다룬 블랙 코미디입니다.
풍자로 가득한 영화이지만 핵폭탄이 터져 피어오르는 버섯구름을 롱 테이크로 보여주는 엔딩 신에서 천연덕스럽게 흐르는 'We'll meet again(우리가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이라는 노래가 섬뜩하게 들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던 1939년에 영국의 가수 베라 린(Vera Lynn)이 불러 전쟁이 끝날 때까지 영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 노래는 생사를 가를 전쟁터로 떠나는 병사나 그들을 전쟁터로 떠나보내는 가족 모두에게 위로와 만남에 대한 기약을 전하는 노래였습니다.
우리는 다시 만날 거예요
어디서 일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햇살 화창한 날에
우리 다시 만날 것을 믿어요
그러니 변함없이 웃어 줘요
늘 그랬던 것처럼
어두운 구름을 몰아내고
파란 하늘이 빛날 때까지
내 친구들에게도 인사말을 전해 줘요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고
모두들 기뻐할 거예요
내가 떠날 때 이 노래를 부르면서
베라 린은 영국 정보국 소속으로 전장을 찾아 이 노래로 전쟁에 지친 병사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해 영국민 모두가 사랑하는 국민 가수가 되었습니다.
서로의 만남이 자유롭지 못한 이때 이 노래가 전하는 위로와 만남의 기약을 함께 나누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