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입니다. 서서히 절기는 봄으로 접어들면서 세상은 봄빛으로 환하고 봄바람의 부드러운 손길이 우리의 마음을 한껏 들뜨게 할 것입니다.
어제 서부간선도로를 차로 달리면서 바라본 벚나무의 잔가지에도 물이 오른 듯 색을 달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겨울을 견디며 생명을 보듬고 있었던 겨울눈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한 달이 지나면 꽃눈부터 기지개를 켜고 봄의 환희를 온몸으로 전해줄 것입니다.
그렇게 봄은 꽃의 계절입니다. 꽃이라면 여름에도 피고, 가을에도 핍니다. 여름이면 흔한 장미와 망초꽃, 접시꽃을 비롯, 나리과 식물의 꽃과 봉선화, 채송화 등 결코 적지 않은 꽃들을 만날 수 있고, 가을이면 늦여름에서부터 꽃을 피우는 맨드라미, 코스모스와 구절초, 쑥부쟁이 등 대부분의 국화과 식물이 가을에 꽃을 피웁니다. 그러나 우리는 꽃이라면 봄꽃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그것은 우선, 기나긴 겨울을 지나 생명의 첫 소식을 전하는 전령이 바로 봄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흐드러지게 핀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도록 강렬한 생명력을 표출하는 것이 무리 지어 피어나는 봄꽃입니다. 무리 지어 만개한 개나리꽃이나 벚꽃을 보노라면 생명의 아우성이 들리는 듯합니다.
그러나 이들에 앞서 지난 2월에 봄소식을 전하는작은 생명들이 있습니다.그것은 복수초, 노루귀, 바람꽃과 같은 아생화로서 이들이야말로 계절에 앞서 은밀하게 생명을 꽃피우고 전하면서 봄을 가늠하는 척후병입니다. 우리가 이들을 직접 만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깊은 산속의 응달진 곳에서 자라는 데다가 크기 또한 사람들의 눈길이 쉽게 머물지 못할 정도로 작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들 봄 야생화를 만나기 위해서는 작정하고 길을 나서야 하는 것입니다. 시간의 여유가 없는 나와 같은 사람이라면 SNS의 야생화 동호회에 가입, 남들이 사진으로 찍어 보낸 이들 야생화의 앙증맞은 모습을 간접적으로나마 보고 만족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나 또한 이렇게 지난 한 달 동안 눈호강을 했었습니다.
꽃을 말하다 보니 먼저 떠오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1966년 이탈리아 산레모 가요제에서 입상, 머나먼 우리나라에서까지 인기가 있었던 'In un Fiore(꽃의 속삭임)'이라는 노래로 이탈리아 여성 칸조네 가수 윌마 고이크(Wilma Goich)가 부른 경쾌한 노래입니다.
원 제목이 '한송이 꽃 속에'인데 우리나라에서 '꽃의 속삭임'이라는 그렇듯한 제목으로 번안했습니다.
마음을 편하게 가지면 볼 수 있어요
당신 주위의 아름다운 것들을
당신은 모르고 있지요
한송이 꽃 속에
사랑이 가득한 세상이 있다는 것을
내 눈 속에
당신을 향한 사랑이 있다는 것을
마음을 편하게 가지면 찾을 수 있어요
평범한 돌 속에 숨어 있는 보석을
당신은 모르고 있지요
한송이 꽃 속에
사랑이 가득한 세상이 있다는 것을
내 눈 속에
당신을 향한 사랑이 있다는 것을
마음을 편하게 가지면 알 수 있어요
그동안 너무 조급했다는 것을
이제부터 항상 곁에 있어 주세요
당신은 모르고 있지요
한송이 꽃 속에
사랑이 가득한 세상이 있다는 것을
내 눈 속에
당신을 향한 사랑이 있다는 것을
소박하고도 아름다운 내용의 노래입니다. 그러나 가사를 모르고 노래의 선율 만을 들어도 머지않아 만개할 꽃의 속삭임이 들리는 듯합니다.
생각해보면 식물이 꽃을 피우는 것이 번식을 위해서입니다. 이처럼 봄은 세상의 모든 생명들이 사랑을 찾아 노래하는 계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봄꽃이 화려한 것, 그리고 봄빛이 찬란한 것이 바로 봄이 사랑과 생명력이 약동하는 계절이기 때문이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