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커피 향이 더없이 좋아지는 시간

- The Ink Spots의 'Java Jive'

by 밤과 꿈

3월의 첫날, 온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금년의 처음 맞이하는 봄비이겠지만 봄비라기엔 강우량도 많고 꽤나 바람도 부는 을씨년스러운 하루였습니다. 아마도 겨울의 끝자락에서 내리는 비이기에 날씨가 심술을 부리는 것이겠지요. 일요일에 뒤이은 광복절, 연휴를 계획했던 사람들에게는 조금 김샐 법도 한 날씨이겠지만 2021년의 봄을 집에서 차분하게 맞이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침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방역 당국도 여행을 자제하고 가급적 집안에서 머물 것을 권고하고 있군요. 음악을 들으면서 커피 한 잔 하기에 정말 좋은 날씨입니다. 누르는 피아노 건반에서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듯한 쇼팽의 전주곡이나 현의 떨림에 송진 가루가 흩날리는 듯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과 같은 클래식도 좋지만 좀 더 가벼운 음악으로 날씨 때문에 가라앉은 기분을 회복시키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일전에 소개했었던 Doris Day가 부른 'Tea For Two'나 4인조 흑인 남성 보컬 그룹 The Ink Spots이 부르는 'Java Jive(I Love Coffee, I Love Tea)'와 같은 노래 말입니다.


The Ink Spots는 1930~40년대에 전성기를 보낸 4인조 보컬 그룹으로 리듬 앤 블루스와 록 앤 롤 음악에 영향을 끼쳤던 그룹입니다. 이들의 대표적인 곡이라고 할 수 있는 'If I Didn't Care'는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Java Jive(자바 자이브)'는 이들이 1940년에 발표한 노래로 이들의 대표적인 노래라고 할 수는 없지만 1975년에 The Manhattan Transfer가 다시 불러 유행시켰기 때문에 The Ink Spots라는 오래된 그룹과 노래가 다시 대중에게로 소환되었습니다. 맨해튼 트랜스퍼가 이 노래를 부른 것이 1975년이라지만 국내에 소개된 것은 훨씬 이후의 일로 FM에서 맨해튼 트랜스퍼가 부른 노래를 우연히 듣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골동품 같은 노래를 라디오에서 듣게 되다니......!"하고 말입니다. 듣다 보니 잉크 스폿이 부른 것이 아니더군요. 그만큼 이 두 단체가 부른 노래가 큰 차이가 없이 닮아 있습니다. 맨해튼 트랜스퍼가 이 노래에서 새로운 해석을 의도한 것이 아니라 복고풍으로 노래했기 때문에 오히려 인기를 얻을 수 있었겠다 싶었습니다. 대중의 레트로 감성을 일으키는 묘한 매력이 있는 노래입니다.

'자바 자이브'라는 애매한 노래 제목에 대해서는 그 유래에 대한 두 가지 설명이 있습니다. 먼저, 자바는 커피 생산지인 인도네시아의 자바섬을 뜻하고 자이브는 경쾌한 라틴댄스의 이름을 뜻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일종의 합성어로 딱 떨어진 해석이 불가능한 것이겠지만 노래의 내용으로 보아 '커피 예찬', 혹은 '커피의 향연'으로 번역할 수도 있겠습니다. 또 한 가지는 억지로 번역할 필요 없이 '자바 자이브'는 미국의 워싱턴 주 타코마 시에 있는 전통 있는 커피숍의 이름에서 유래했다는 것으로 아직 이 커피숍은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쨌든 지금처럼 비 내리는 날, 진한 커피 향과 함께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지난날의 추억을 떠올리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라 생각됩니다.





영국 DECCA Records 출반 (mono)


이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유튜브 채널

https://youtu.be/Nl-ZIt0p4x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