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미소가 세상을 미소 짓게 합니다

- Louis Armstrong의 'When You're Smiling'

by 밤과 꿈

우리는 지난 일 년 동안 코로나로 인해 불편한 일상을 인내하면서 살아왔습니다. 특히 자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고통이야 말할 필요도 없지만 코로나 때문에 직접적인 생계의 압박을 받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일상의 불편함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타인과의 접촉을 가급적 삼가야 하는 현실에 경조사를 알리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일이 된 것입니다. 이처럼 멀리해야 하는 친숙한 일상이 있는가 하면 마스크와 같이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친숙해져야 할 일상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 년을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다 보니 불편함 속에서도 오히려 편리한 점을 발견할 수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지난 일요일, 교회를 갈 때 예전과는 달리 아내와 딸의 화장 시간이 크게 짧아졌다는 사실입니다. 어차피 마스크에 가려질 부분은 대충 화장하는(아니면 아예 안 하고 눈 화장만 하는) 낌새가 역력했습니다. 하기사 나도 휴일이면 어지간히 가까운 거리라면 수염도 깍지 않고 나다니는 일이 점차 잦아지게 되었습니다. 까슬한 감촉이 싫어 수염 깎기를 거르는 일이 없었는데 말입니다.

이러다가 마스크에 가려 우리의 표정마저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해보게 됩니다. 물론 일상 속에서 얼굴에 드러내는 표정이 우리의 솔직한 모습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얼굴의 표정이란 언어에 앞선 교감의 방법이기 때문에 표정이 사라진 세상은 SF 스릴러 영화에서나 만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런데 마스크 한 장이 이런 세상을 상상 가능한 것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럴 때 비록 가식일지언정 미소가 넘치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면서 'When You're Smiling(당신이 미소 지을 때)'라는 노래를 듣습니다.

'When You're Smiling'는 1928년에 시거 엘리스(Seger Ellis)라는 가수에 의해 처음 발표된 노래로 이후에 실로 수많은 가수들이 불러온 노래입니다. 그런데 이 노래의 선율은 '아마폴라(Amapola)'라는 유명한 라틴 멜로디가 원곡입니다. '아마폴라'는 1924년 스페인의 작곡가 호세 라칼레(Joseph Lacalle)가 작곡한 연주곡이지만 몇 년 후에 가사를 단 노래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갱스터 영화 'Once upon a Time in America'에서 영화 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가 편곡한 OST로 더 알려진 선율입니다. 특히 갱단의 리더 누들스가 데보라를 향한 어릴 때의 순정을 표현한 '데보라의 테마'로 듣는 '아마폴라'의 아련한 감성은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이기도 합니다. 같은 노래라도 편곡에 따라 분위기가 확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합니다.


당신이 미소 지을 때

온 세상이 함께 미소 짓지요


당신이 웃을 때

태양도 환하게 웃지요

하지만 당신이 울 때에는

세상에 비가 내려요


그러니 한숨을 거두고

다시 행복해지도록 해요


계속 웃어봐요, 왜냐하면

당신이 미소 지을 때


당신과 함께

온 세상이 미소 지으니까요


하지만 당신이 울 때에는

세상에 비가 내려요


그러니 한숨을 거두고

다시 행복해지도록 해요


이 노래를 듣다 보면 세상 일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살아가는 일이 어렵더라도 이 노래의 가사처럼 쿨하게 세상을 긍정적으로 느낄 수 있다면 세상은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겠지요. 그런 소박한 믿음을 이 노래는 전하고 있습니다.

여러 버전이 나와 있지만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의 여유로운 노래와 빌리 홀리데이(Billie Holiday)의 경쾌한 노래를 좋아합니다.





DECCA 국내 라이센스 음반(1974년 제작)

이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유튜브 채널

https://youtu.be/yfsmmk93H3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