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가는 가을의 정취에 젖다

- 음악으로 듣는 四季, 가을

by 밤과 꿈

쟈크 프레베르 시, 요셉 코스마 곡의 고엽(Les Feuilles Mortes)



가까이로 보이는 산에 추색이 완연해지면서 가을은 깊어만 간다. 가슴 깊숙이에서 토해 내는 한숨처럼 짙게 물들어 가는 가을의 나뭇잎도 조만간 수명을 다하고 땅에 떨어질 것이다. 바야흐로 계절은 늦가을의 정취를 뽐내며 겨울의 공허를 향하여 달려가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기온은 더욱 내려갈 것이고 길을 나서는 우리의 발걸음도 종종걸음을 치게 될 것이다. 만추(晩秋)에 우리는 서둘러 한 해의 마감을 준비하면서 마음을 재촉하고 길거리에서 뒹굴며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의 쓸쓸한 모습이 우리의 마음을 채근하는 듯하다.

가을의 끝자락에서 조급 해지는 우리의 마음에 여유를 되찾고 자연이 펼치는 색채의 향연에 눈을 돌려 보자.


다양한 버전으로 연주되는 대중음악의 명곡

가을이면 라디오의 음악방송에서 한 번쯤 듣게 되는 음악으로 '고엽'이 있다. 프랑스의 시인 쟈크 프레베르의 시에 요셉 코스마가 곡을 쓴 노래로 프랑스의 배우이자 가수인 이브 몽땅(Yves Montand)이 출연한 마르셀 카르네 감독의 '밤의 문(Les Portes de La Nuit)'이란 영화의 주제곡이었다. 영화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영화 속에서 이브 몽땅이 직접 불렀던 이 노래는 크게 성공하여 샹송을 대표하는 노래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 노래는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의 미국 영화 '고엽(Autumn Leaves)'의 주제곡으로 영어로 번안, 냇 킹 콜( Nat King Cole)이 부르게 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수많은 가수가 부른 노래가 있지만 이브 몽땅의 노래와 함께 프랑스어의 어감이 잘 살아있으면서 시적인 감흥을 더한 쥴리엣 그레코(Juliette Greco)의 노래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연주곡으로는 하강 음형이 매력적인 로저 월리엄스(Roger Williams)의 연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었다.

재즈 스타일의 연주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빌 에반스 트리오(Bill Evens Trio)의 경쾌한 연주와 에디 히긴스 트리오(Eddy Higgins Trio)의 깔끔한 연주, 그리고 버디 디프랑코(Buddy deFranco)의 클라리넷이 가을의 정취를 잘 표현한 연주와 캐논볼 에들리의 이름으로 음반이 나왔지만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의 트럼펫이 훌륭한 연주는 '고엽'의 재즈 연주 음반으로 반드시 언급되어야 할 연주들이다.

마음이 괜히 조급 해지는 이 계절에 마음을 다스리고 커피 향의 내음처럼 진하게 마음에 스며드는 '고엽'의 선율과 함께 짙어가는 가을의 정취에 젖어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