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신록(新綠)을 닮은 풋풋한 사랑

- Pat Boone의 'April Love'

by 밤과 꿈

꽃이 진 4월, 나무는 꽃이 진 빈자리를 아기의 피부처럼 야들야들한 연두색 신록으로 채우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꽃이 화려한 자태를 드러내는 3월의 봄보다는 이때를 더 좋아합니다.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신록의 싱그러움은 자연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경이가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합니다. 꽃이 생명을 잉태하기 위한 풍경이라면 새싹은 생명이 움 터 오르는 풍경을 바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5월이면 생명력이 더욱 무르익어 이내 성하(盛夏)의 계절로 넘어갈 것입니다. 이쯤이면 울창한 식물에 깃들어 사는 동물인 곤충들도 생명을 잉태하기 위한 아우성이 절정을 이루게 됩니다. 그러니까 4월은 그 생명이 자라는 시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사람도 마찬가지. 봄은 사랑의 계절이라고 흔히 말하곤 합니다. 봄이면 청춘 남녀의 얼굴에 물이 오른다고도 합니다. 계절이 선사하는 자연의 섭리가 어찌 미물에게만 가당한 일이겠습니까. 우리 또한 자연의 일부인만큼 이때 청춘 남녀들의 마음에 사랑의 기운이 넘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미국의 팝 가수 팻 분(Pat Boone)이 부른 '사월의 사랑(April Love)'이 젊은 남녀의 풋풋한 사랑을 그리고 있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팻 분과 여배우 셜리 존스(Shirley Jones)가 주연한 동명의 영화 주제곡으로도 사용되어 1957년의 미국 인기 차트 1위를 26주 동안 지속했을 만큼 인기를 끌었던 노래입니다. 팻 분이라면 우리에게는 크리스마스 캐럴 음반으로 잘 알려졌지만 'April Love' 외에도 'Love Letter's in The Sand(모래 위에 새긴 사랑의 편지)'라는 빅 히트곡을 남긴 1950년대의 대표적인 팝 가수의 한 사람입니다. 전성기가 지난 후에는 오랫동안 가스펠 가수로 활동을 이어가기도 했습니다.

사월의 사랑은

풋풋한 젊음을 위한 것

반짝이는 모든 별들이

그대들을 위한 소망이지요

사월의 사랑은

온갖 경이로움, 그 자체

한 번의 가벼운 입맞춤으로도

깨달을 수 있지요


사월의 어느 날

소나기가 내릴 거예요

그녀의 첫 부케로 쓰일

꽃을 키우기 위해


하지만 사월의 사랑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갈지도 몰라

그녀가 당신이 찾던 사람이라면

그녀를 놓치지 말아야 해요


가사가 소박하고 풋풋한 사랑의 노래입니다. 선율도 마음에 벅차게 찾아오는 사랑의 감정을 잘 그리고 있습니다.

풋사랑은 서툴러서 깨지기 쉽고, 용기가 없어 놓치기 쉬운 사랑입니다. 그리고 서툰 만큼 순수한 사랑이기도 합니다. 사람에 따라서 사랑의 기회는 여러 번 찾아올 수도 있지만 풋사랑은 일생에 단 한 번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가 말하는 첫사랑이 바로 풋사랑의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식상한 말이지만 첫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 그만큼 사랑의 첫 경험이 서툰 까닭입니다. 그리고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은 아픈 사랑이지만, 우리 생의 젊음이 머문 한 때에 이 마저도 남아있지 않다면 돌이켜보는 그 시절이 얼마나 삭막한 것일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https://youtu.be/von9jW-_eq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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