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사이에 기온이 예년을 크게 웃돌아 초여름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햇살을 받으며 걷다 보면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는 게 기분이 그다지 나쁘진 않네요. 건조한 봄날에 맞이하는 더위인지라 불쾌감은커녕 적당한 더위가 때로는 상쾌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직 5월도 안된 4월에 경험하는 약간의 더위가 봄이 서둘러 우리를 떠나간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에게 봄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에 인색한 것이 콧대 높은 미녀와 같습니다.보일 듯 말 듯 잡히지 않는 콧대 높은 여인의 신비를 남겨둔 채 얄밉게도 봄은 우리의 곁을 서둘러 떠나갑니다.
이처럼 떠나가는 봄이 많이 아쉽지만 또 다른 모습으로 찾아오는 자연을 따라 삶의 활력과 감흥을 새롭게 조정해야 할 때입니다. 떠나가는 봄을 배웅하면서 다시 만날 때를 기약하는 기다림의 가치를 배웁니다.
계절이 바뀌어 여름으로 접어드는 이때 어울리는 노래가 있습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언 킹'에서도 들을 수 있었던 노래입니다.
바로 'Lion Sleeps Tonight(오늘 밤 사자가 잠을 잔다네)'라는 경쾌한 노래로 토큰스(The Tokens)라는 미국의 5인조 남성 그룹이 1961년에 불러 미국 인기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노래는 원래 아프리카 원주민인 줄루족의 민요 선율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싱어송라이터인 솔로몬 린다(Solomon Linda)가 편곡, 사자를 뜻하는 줄루어인 음부베(Mbube)라는 제목으로 1939년에 음반으로 발표한 것이 원곡입니다. 솔로몬 린다가 6인조 아카펠라(무반주 합창)로 발표한 이 노래는 아프리타 전역에서 크게 인기를 누렸지만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미국의 유명 포크 그룹 위브스(The Weavers)가 원곡의 후렴부를 채용하고 제목으로 사용하여 1951년에 '위모웨아(Wimoweh)'라는 노래로 발표하면서부터였습니다. 이후 이 노래는 그룹 위브스의 리더였던 피트 시거(Pete Seeger)를 비롯한 많은 가수들이 즐겨 불렀지만 가장 유명한 버전은 그룹 토큰스가 새로 영어 가사를 붙인 'Lion Sleeps Tonight'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모웨아라는 후렴 사이사이에 단순한 가사를 넣어 연령에 상관없이 좋아할 노래로 탄생시켰습니다.
정글, 거대한 정글 속에서
사자는 오늘 밤 잠을 잔다네
정글, 고요한 정글 속에서
사자는 오늘 밤 잠을 잔다네
마을 가까이, 마을 가까이에서
사자는 오늘 밤 잠을 잔다네
이제 겁먹지 말고 편히 쉬어요
오늘 밤 사자는 잠을 자고 있어요
동요와 같은 쉬운 가사와 경쾌한 선율이 정겨운 노래입니다. 점차 여름으로 가까이 다가서는 이때, 아프리카의 초원을 떠올리며 흥겹게 들을 수 있는 노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