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직도 끝나지 않는 노래

-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임을 위한 행진곡'

by 밤과 꿈

어제 MBC TV에서는 '김 군'이라는 제목의 다큐가 방송되었습니다. 항상 이맘때이면 기억에서 되살아나는 5월의 광주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만 슬픔이나 분노와는 다른, 답답함과 서글픔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일깨우는 방송이었습니다.

1980년 5월 광주라는 도시에서 일어난 우리 현대사의 학살극이 이미 40여 년 전의 사건으로서 지나간 시간의 거리가 당시 학살을 직간접으로 경험한 사람이 아니라면 무감각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그 시대를 경험한 사람에게는 1980년 5월의 광주는 각별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그 사건을 기점으로 해서(12.12 사태라는 신군부의 군사 쿠데타가 앞서 있었지만 신군부의 정권 장악은 광주 시민 항쟁을 유발하고 진압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본다) 우리의 정치 현실은 다시 반복하지 않아도 될 2번째 군사 독재를 경험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큐 '김 군'은 당시 시민군으로 참여했다 진압군에 의해 체포, 고난의 시간을 보내야 했던 생존자들이 겪는 죽은 자들에 대한 죄책감과 트라우마를 다루고 있어, 보는 사람에게 슬픔이나 분노와 같은 표층적인 감정보다는 40년 전의 사건이 그들의 삶에 지금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서글픔과 아직도 사건의 정확한 진상과 가해자의 실체가 밝혀지지 않았다는 답답함을 뿌리칠 수 없게 합니다.

당신이 피해자이면서 화합을 위하여 가해자를 용서하고자 했던 고 김대중 대통령의 어려운 결단은 존경할 만한 것이지만 5. 18이라는 비극의 가해자에 대한 단죄는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해 이미 완결되었어야 했던 일입니다. 역사에 있어 단죄되지 않은 잘못은 되풀이되는 법입니다.

우리는 제때에 밝혀지지 못한 역사적 진실에 대한 반동을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경험하고 있습니다. 가해자의 수괴는 변함없이 뻔뻔하고, 진실을 왜곡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여전합니다.

'광주 사태'가 '광주시민항쟁'으로 바뀌고 폭도라 불리던 사람들의 법적인 명예가 회복되었다고 해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상처 받은 피해자들의 삶이 회복되어야 하고, 사망자와 아직도 시신을 찾지 못한 실종자들의 죽음에 대한 진실이 밝혀져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시의 진실이 명확하게 밝혀지고, 가해자들에 대한 역사적 단죄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1980년 5월 광주의 실질적인 복권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광주 시민항쟁은 40년 전에 일어났던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도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의 사건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때의 광주에 대한 대표적인 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곡'이 지금도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까닭입니다.



https://youtu.be/C6LGzrogzEk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