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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푸른 바다와 밝은 햇살을 닮은 목소리

- Nana Mouskouri의 'Me T'Aspro Mou......'

by 밤과 꿈

지난 새벽 요란하게 내리는 빗소리에 잠을 설쳤습니다. 봄이라는 계절에 어울리지 않게 비가 잦은 요즘입니다. 그리고 이 비가 봄비라고 하기에는 내리는 본새가 제법 거칠기까지 합니다.

이 또한 이상 고온으로 점차 여름이 일찍 찾아오는 까닭일 수도 있겠습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의 기후대가 온대에서 아열대로 변화하는 징후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씁쓸한 이야기이지만 자꾸 생각하면 속만 상하고, 다 우리의 잘못이라는 자학만 깊어갈 뿐, 떠나가는 봄을 아쉬운 마음으로 배웅하고 다가오는 여름을 설레는 마음으로 맞이할 일입니다.


여름 하면 먼저 푸른 바다와 머리 위로 작열하는 태양의 열기가 떠오릅니다. 젊은 시절이라면 친구들과 함께 해수욕장의 백사장에서 통기타에 맞춰 노래하는 낭만의 밤이 먼저 생각나겠습니다만 지금이라면 지중해의 푸른 바다와 하늘, 그리고 하얀 마을의 강렬한 대비가 인상적인 그리스의 풍경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아일랜드의 저명한 여성 작가 메이브 빈치(Maeve Binchy)의 장편소설 '비와 별이 내리는 밤'이 생각납니다. 그리스의 작은 바닷가 마을, 각자 인생의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는 네 명의 여행자가 이 마을에서 서로 마음의 문을 열고 진정한 이해에 도달하는 기적과 같은 내용의 감동적인 소설로 작가의 마지막 소설인 '그 겨울의 일주일'이 소복소복 눈 내리는 날에 읽기 좋은 소설이라면 '비와 별이 내리는 밤'은 별빛이 하늘에서 쏟아지는 한여름 밤, 휴가지에서 편한 마음으로 읽기에 적격인 소설입니다.

메이브 빈치가 뛰어난 이야기꾼이라고 불릴 만큼 워낙 스토리텔링에 뛰어난 작가이기에 휴가 때 부담 없이 소설 속의 너무나 인간적인 이야기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듯싶습니다.


내친김에 그리스 음악을 언급해 본다면 세계적으로 오랫동안 대중음악의 주류를 형성했던 미국과 영국 등 영어권 국가의 팝 음악에서 탈피하여 월드뮤직이라는 분야가 생겨날 만큼 대중음악의 장르가 다양화되었고, 이에 그리스 음악은 월드뮤직의 주요 콘텐츠가 된 지가 오래되었습니다. 일찍이 동방교회의 중심지로서 비잔틴의 음악 전통을 지닌 그리스이기에 미키스 테오도라키스(Mikis Theodorakis)와 마노스 하지다키스(Manos Hatzidakis), 그리고 반젤리스(Vabgelis), 야니(Yanni)에 이르기까지 그리스의 뛰어난 작곡가들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이들 작곡가와 많은 가수들이 월드 뮤직에 관심이 많은 팬들에게는 이미 친숙한 이름이 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가수라면 나나 무스쿠리(Nana Mouskouri)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우리에게 나나 무스쿠리는 맑고 감성적인 목소리로 각 나라의 대중음악과 클래식 음악을 자신의 목소리로 해석한 노래로 잘 알려졌지만 그리스 가수인 만큼 당연히 그녀가 부른 그리스 노래가 있고 그중에서도 '하얀 손수건(Me T'Aspro Mou Mantili)'은 우리나라에서도 트윈 폴리오가 번안해 일찍부터 잘 알려진 노래입니다.

나나 무스쿠리의 맑은 음색이 지중해의 푸른 바다와 밝은 태양을 닮아 이국적인 정취와 감흥을 안겨주는 노래로 추천합니다.



https://youtu.be/IXN256K-Hr0

https://youtu.be/5v4Ntlmcq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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