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에 있는 예술의 전당은 지난 17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음악당 지하 1층의 홀로그램 전용관에서 소프라노 조수미의 홀로그램 콘서트를 사전 예약에 의해 일반에게 공개한다고 한다.
'조수미의 홀로그램 미니 콘서트 - 빛으로 그린 노래'라는 타이틀의 이 영상 콘서트는 홀로그램으로 구성된 가상공간을 영상과 음악으로 제공되는 것이다.
이 영상 프로그램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요술 피리' 중에서 밤의 여왕이 부르는 '지옥의 복수심이 내 마음에 끓어오르고'와 우리 드라마 '명성황후' 중 '나 가거든', 그리고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중 '인형의 노래' 등 조수미의 대표적 레퍼토리 세 곡이 17분 동안 사전 예약한 인원에게 제공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 홀로그램 콘서트에 대한 이해와 음악적 한계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 비단 조수미 뿐만 아니라 스웨덴의 록 그룹 아바의 홀로그램 콘서트도 기획되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19 때문에 대면 콘서트가 수월치 않은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것은 음악의 직접 체험이 아니라 간접 체험인것으로 음악적인 한계가 분명한 것임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오늘날 음반을 통한 음악의 간접 체험이 일반화되고 음악을 수용하는 것에 있어 가장 유용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그러나 이와 같은 음악의 간접 체험이 음악이 지닌 순수한 특질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젠가 조카의 첼로 독주회에 후배들을 초대한 적이 있었다. 그중 한 후배가 하는 말이 "송진 가루가 날리며 가슴을 울리는 저음을 기대했는데 그런 저음이 들리지 않았다."라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첼로를 저음 악기로 알고 있지만 사실 첼로는 중음 악기로 음역대가 넓기 때문에 첼로 앙상블의 구성도 가능한 것이다. 그러면 왜 그 후배는 첼로의 저음을 기대했던 것일까. 그것은 음악의 녹음 과정에서 첼로의 저음역을 강조하는 음의 왜곡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후배는 연주회장에서 직접 음악을 들은 경험보다는 음반으로서만 음악을 들어왔기 때문에 그런 오해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음반 녹음이라고 하는 것이 음향을 전기적 신호로 변환하고 이를 다시 음 신호로 재생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음반으로 듣는 음악은 연주회장의 홀 톤(hall tone)이 들려주는 잔향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휘자 첼리비다케가 음반을 '깡통 음악'으로 비하하면서 생전에 음반을 남기지 않은 까닭이었다.
공연장의 실황을 영상 신호와 음향 신호로 수록한 DVD도 마찬가지로 아무리 기술적으로 실황의 열기를 잘 포착해낸다고 할지라도 현장감의 농도에 있어 그 차이를 해소하지는 못한다.
이번 조수미의 홀로그램 콘서트도 마찬가지. 언론의 소개에 의하면 이 영상은 프로젝션 맵핑 방식으로 제작된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지난 1일 전라남도 광주에서 열린 '제9회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에서 상연되었던 작품이라고 한다. 아무리 홀로그램으로 무대의 깊이를 만들고 3D 입체 음향으로 공간감을 살린다고 해도 실제 공연의 현장을 재현할 수는 없다. 음악보다는 신기술을 활용한 '미디어아트'의 실체와 그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이해할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