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의 축복

- 익명(匿名)의 너에게 부치는 편지(8)

by 밤과 꿈

긴 시간 동안 과거의 시간에 머물다 어제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음악을 듣는 여유를 가졌네.

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장엄한 곡을 들으며 나는 허물어진 마음을 다시 쌓기를 원했을지도 몰라.

마음이 버거운 벽을 만났을 때 일순(一瞬) 마음을 허물고서는 며칠을 마음 없이 폐인처럼 살다 다시 마음을 쌓아가는 것, 바로 징글징글한 내 젊은 날의 행동 양식이었지.

잊은 줄 알았었지만......

내 젊은 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녹아내리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듣는 음악이 말러이기에......

말러의 음악이 들려주는 체념과 집착의 사이가 내 내면의 자리인지라, 마음에 새로운 변증(辯證)을 요구하지는 않을까 하는 노파심도 있었어.

그러나 교향곡의 5악장 합창 부분의 가사에서 힘을 얻는다.


"오, 믿으라, 내 영혼이여, 그대는 전부를 잃지 않았다!

지금 그대는 그대가 소망하던 것, 사랑한 것, 싸워 쟁취한 것과 함께 하고 있으니

믿으라, 그대는 헛되이 태어나지 않았고

그대의 존재, 그대가 겪은 고통이 헛되지 않다!"

일전에 교회에서 있었던 음악감상 모임에서 이 곡을 선택, 해설을 한 적이 있었다네.

한 노권사님이 5악장의 합창 부분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리는데......

그것이 순수한 음악적인 감동인지, 신앙으로 치환된 감동인지는 내가 알 수는 없지만......

눈물의 유연(幽然)함을 알기에 애통을 느낄 수 있음은 곧 축복이 아닐까.

그렇기에 이 곡의 성악 텍스트로 사용된 클롭슈토크의 "살기 위해 죽으리라"라는 시의 구절이 뜻하듯 오늘이 과거라는 이름으로 스러져간 시간의 흔적에 대한 축수(祝手)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너와 나, 우리 모두가 맞이하는 하루하루를 축복 속에서 살아가기를.









#함께 들으면 좋을 음악: 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 중에서 5악장의 피날레

https://youtu.be/wGWUkD00wI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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