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화는 1960년생으로 중국의 제3세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장이모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장편소설 '인생'(1993년)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후에 '허삼관 매혈기'(1996년)를 발표, 세게 문단의 극찬을 받으면서 명실상부한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리고 장편소설 "형제"(2005년)과 '제7일'(2013년)을 연이어 발표함으로써 중국 문단에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외국의 독자에게는 그의 작품이 오늘의 중국을 이해하는 통로가 되어 주었다.
이렇게 소개할 책에 기재되어있는 위화의 약력을 거의 그대로 옮겨 쓸 만큼 사실 위화라는 작가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것이 없다. 물론 그의 작품도 읽은 것이 한 권도 없다. 그것은 중국의 현대 문학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에 대한 무지에서 오는 편견이 있음을 숨길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산문집을 구입하게 된 것은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이라는 이 책의 제목이 주는 인상과 개인적인 공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문학과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비단 시가 아니라도 문장의 리듬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흔히 우리는 이것을 호흡이라고 한다. 시에서는 내재율로서 문장의 호흡이 드러나고, 산문에서는 문체로서 문장의 호흡이 드러난다. 마찬가지로 음악, 특히 클래식 음악에 있어서는 소나타 형식을 통해 음악의 서술을 표현한다. 제시부 - 전개부 - 재현부 - 종결부(coda)로 이루어진 변증법적인 음악의 전개가 서술의 모습을 가지는 것이다. 이것은 내 생각이고,
이 책의 머리말에서 위화는 "독서는 겉으로만 조용해 보이지, 사실은 거세게 일렁이는 물결 같다. 이것이 바로 독서의 화성이다. 독자는 누구나 자기만의 경험과 느낌으로 책을 읽는다... 이런 독서는 작품의 원뜻에 겹겹의 연상을 더하고 동조를 하든, 반박을 하든 다채로운 시간으로 거듭난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나만의 독서에 관한 이 책도 나만의 화성에 관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지은이가 독서라는 문학의 수용에 관한 자기만의 방법에 따른 기술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추천의 글에서 이 책에 대하여 "문학과 음악을 넘나들며 자신에게 필요한 테크닉을 정신없이 빨아들였던 청년기 위화를, 오랜 수업시대를 끝내고 이제 막 예술가로서의 자립을 성취한 30대 후반의 위화가 회고한다. 담담한 자신감이 배어 있는 이 뜨거운 기록을 읽노라면, 선배들로부터 제대로 영향을 받을 줄 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능력임을, 또 이미 극복된 영향만이 이토록 가지런히 정리되어 또 하나의 문학이 될 수 있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위화는 자신의 문학 여정에 영향을 끼쳤던 월리엄 포크너, 보르헤스, 체호프, 카프카 등 선배 작가의 문학을 고찰하고 있다.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그의 문학에 영향을 끼쳤던 음악에 대한 서술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정치한 문장과 글의 방대함이 결코 간단한 책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여기서 말하는 방대함이란 글의 양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글에서 언급하는 작품의 양이 다양하고 많다는 뜻이다. 그만큼 많은 독서량을 가지고 있어야 온전한 이해가 가능한 책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문장이 정교하면서도 탄탄하다. 위화가 소설에서 뿐만 아니라 '글쓰기의 감옥에서 발견한 것',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서 살고 있다'와 같은 산문집에서도 원숙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그의 소설을 읽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