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롭게 읽는 서양음악사(1)
고대 그리스의 문학과 예술에 대한 미학적 기초는 18세기에 빈켈만에 의해 형성되었다. 빈켈만은 고대 그리스 예술의 전성기인 헬레니즘 시대의 예술에 대하여 '고귀한 단순함과 고요한 위대함'이라고 표현했던 것과 같이 고대 그리스 예술(여기서 예술이라고 함은 미술을 뜻한다.)의 아름다움을 그 단순함에서 발견하고 있다.
또한 빈켈만은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의 저서에서 단순성의 개념을 도출하고, 이들 저서에 기록된 "에로스(Eros)를 통해 아름다움을 인식할 수 있다"라는 언급에 영향을 받아 자신의 미학 이론을 형성했다.
에로스란 무엇인가. 바로 사랑을 뜻한다. 그런데 그리스어로 사랑을 뜻하는 말에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의 단어가 있고, 그 의미가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
먼저 에로스(Eros)는 남녀 간의 사랑처럼 정욕과 열정에 휩싸인 사랑으로 이기적이기도 한 것이다.
두 번째로 아가페(Agape)가 있다.
이 사랑은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과 같이 무조건적이고 일방적이기도 한 헌신에 기초한 사랑이다.
마지막으로 필리아(Philia). 이는 아가페처럼 일방적이 아니라 서로가 교통 하는 헌신, 즉 우정과 같은 사랑을 말한다.
그런데 낮은 등급의 단계인 에로스가 아름다움을 인식하는 통로라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그것은 에로스가 주는 열정의 시간은 반드시 끝이 있으니, 이때 다음 단계의 사랑으로 전환되어 궁극적으로 필리아의 단계로 나아가야 미(美)는 완성된다는 것이다. 즉 플라톤이 말한 바 "아름다운 육체 속에서 덕으로 이르는 정신을 발견"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발견되는 아름다움의 형상이 바로 '단순성'인 것이다.
그렇다면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이 음악의 윤리적인 측면을 강조한 것은 어떤 뜻일까.
그것은 음악을 시와 같이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앞서 무시케를 언급한 것처럼 그리스에서는 시를 제의에서 시작된 음악과 춤, 연극적인 요소를 포괄하고 있었고, 이때 시는 때때로 광기를 표출하는 영감의 산물로 보고 있었다. 따라서 시는 필요악으로 이에 대한 적절한 통제가 요구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