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일 리베라 호텔에서의 송년 모임을 끝으로 겨울 휴식기에 들어갔던 합창단이 코로나로 인해 내내 모이지 못하다가 어제 10개월 만의 연습을 가졌다. 협소한 연습실 사정으로 단원 모두가 모이지 못하고 1, 2조로 인원을 나누었지만 반가움의 크기나 합창의 열기는 부족한 인원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노래가 좋아 모인 동호인들이 순수 아마추어 남성 합창단을 조직한 지 10년, 창단 단원으로 참여하여 연습과 연주회를 빠진 적이 거의 없었던 터라 금년과 같은 상황은 생소함을 넘어서 어색하고 불편한 현실로 다가왔다.
물론 음악이라면 오디오나 라디오를 통해 언제든지 접할 수 있는 것이지만 음악을 감상한다는 것과 오케스트라나 합창단의 일원이 되어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그것은 문화의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문화의 생산자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이중적인 위치는 문화를 다양한 측면에서 이해할 안목을 가지게 한다.
이렇게 거시적인 시각으로 접근하지 않더라도 다른 악기나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앙상블을 이루어가는 것, 이것은 음악에 대한 새로운 묘미와 아름다움에 눈뜨는 경험을 가지게 한다.
작년에 성황을 이루었던 롯데콘서트홀에서의 정기연주회에 이어 금년에는 스페인, 포르투갈 투어와 대한민국 합창제 초청 연주가 계획되어 있었다.
해외 투어에서는 건축가 가우디 최후의 작품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서의 연주도 추진되고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아쉬운 것은 대한민국 합창제가 코로나로 무산된 것이다.
대한민국 합창제는 국내의 대표적인 직업 합창단이 총출연, 수일에 걸쳐 두 단체씩 공연을 펼치는 음악제로 작년부터는 아마추어 합창단 한 팀을 초청하여 직업 합창단과 함께 공연할 기회를 제공하게 되었다.
이에 작년의 한국남성합창단에 이어 금년에는 우리 합창단이 공연키로 되어 있었는데 무산되어 아쉬움이 크다.
10개월 만의 연습에 들뜬 마음으로 일찌감치 연습실에 오니 빈 의자만 펼쳐져 있고 반기는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 오랜만에 다시 만날 얼굴과 마음을 모아 부를 노래 생각에 온 몸이 훈훈해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
이제 다시 예전처럼 함께 모여 음성과 마음을 합쳐 노래하게 된다는 생각 만으로도 무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