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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과 꿈 Aug 23. 2022

사물의 윤곽


아파트에 이웃한 보문사(普門寺),

깊은 타종 소리에 놀라

밤이 멈칫거리며 물러서는

어둠과 밝음의 사이,

그 애매한 시간의 경계에서

모든 사물이 깨어난다


먼저 기침한 어르신이

해묵은 어둠을 걷어내고

텃새들의 부산한 울음소리가

닦달해 새벽을 깨우는 시간에

서둘러 아침을 준비하는,

바쁜 마음도 있겠지만


각성하지 않는 내 마음에

기다리는 새벽은 더디오고

사랑도 밀당의 사이,

그 어중간이 가장 뜨거운 것처럼

박명의 시간에 보는 사물의 윤곽이

오히려 가릴 것 없이 솔직하다


솔직해서,


오늘도 희붐한 시간에 보는

사물의 윤곽이 지극하게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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