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은 인생을 감싸고 흐른다(9)
인생을 사계절로 표현한다면 출생에서부터 성장을 하는 청소년기까지를 봄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청년기인 이십 대와 삼십 대는 생명력이 콸콸한 여름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원숙한 중년기는 가을, 노년기는 겨울이겠습니다.
그러나 인생이라는 것이 반드시 자연의 운행과 같이 순리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그다지 길지 않은 인생 경험을 통해서도 깨닫게 되는 사실입니다.
각자가 살아온 시간의 길이가 어떻든 이날 이때까지 이를 동안 우리가 얼마나 많은 걸림돌을 만났는지 이루 헤아릴 수도 없습니다.
때로는 걸림돌에 걸려 넘어지면서 무릎에 가벼운 생채기를 남기기도 하고, 때로는 이마를 다쳐 철철 피를 흘리기도 합니다.
그래도 오래지 않아 아물 상처이기에 우리는 매번 걸림돌을 넘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처럼 그만그만한 걸림돌들을 만나 헤쳐나가는 인생이라면 비교적 평탄한 삶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평탄함과는 거리가 먼, 굴곡진 삶을 살아온 사람도 있습니다.
이들을 기다리는 고난은 길에 박힌 모난 돌부리 정도가 아니라, 인생의 방향을 잃어버리게 할 정도의 파고를 만나거나 도저히 헤쳐 나오지 못할 산사태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바로 당신이 그 당사자일 수도 있고, 우리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가능성으로 남겨진 삶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노년기에 이르지 않아도 이들에게는 인생의 겨울이 일찍 찾아왔다고 하겠습니다.
흔히 우리는 인생의 겨울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지금의 시련이 곧 끝날 것이라고, 그러니 용기를 있지 말라고.
물론 인생의 겨울도 시작이 있었으니 끝이 있으리라는 가정은 틀림이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겨울이 오래지 않아 끝날 수도 있지만, 이승에서의 생이 먼저 끝날 수도 있습니다.
아니, 함께 끝이 난다는 표현이 정확하겠습니다.
사실, 인생의 겨울은 우리가 피하고 싶다고 피해 지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끝내고 싶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생리적인 노쇠를 피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만 우리는 인생의 겨울을 견디며 살아갈 따름일 것입니다.
이처럼 지난한 인고의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은 위로가 될 수는 있겠지만 해답이 될 수는 없습니다.
차라리 지금 겪고 있는 겨울의 의미를 찾는 것이 정답이겠습니다.
어김없이 찾아올 노년도 긍정적으로 맞이할 마음의 여유가 필요할 것입니다.
앞서 나가는 말일 수도 있지만 끝내는 맞이할 죽음까지도.
내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나 또한 이미 인생의 겨울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https://youtu.be/mBiLKTmRqkY